스위스 제약회사 노바티스와 영국의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사업 부문을 맞교환하는 총 규모 250억달러의 '빅딜'을 단행, 제약 업계의 인수합병(M&A)을 통한 새 판 짜기의 신호탄을 쐈다.
노바티스와 GSK는 22일 노바티스가 145억달러(약 15조611억원)에 GSK의 항암제 사업부를 인수하는 대신 GSK는 노바티스의 백신 사업부를 52억5,000만달러(약 5조4,51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맞바꾼 사업 부문에서 새로운 연구 성과가 나오면 노바티스와 GSK는 각각 15억달러, 18억달러를 추가로 받게 된다. 이들은 또 양사의 일반의약품(처방전 없이 구입 가능한 의약품) 사업을 통합하는 합작회사를 세우기로 했으며 지배권은 GSK에서 가져가기로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M&A가 각국 규제당국과 이사회 승인을 거쳐 내년 상반기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노바티스는 이와 별도로 동물의약품 부문을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에 54억달러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번 M&A는 노바티스가 지난해부터 투자자들로부터 수익성을 제고하라는 압박을 받기 시작하면서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등 항암제 분야에 강점이 있는 노바티스는 이번 M&A를 통해 주력사업인 항암제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재무구조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 히메네즈 최고경영자(CEO)는 "생산 제품의 다양성도 중요하지만 이번 M&A로 우리가 주도권을 쥔 분야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GSK 역시 백신·일반의약품 부문의 선두 자리를 여유 있게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GSK 측은 이번 M&A로 최대 13억파운드의 연매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구조 개편이 이미 활발한 글로벌 제약 업계의 대규모 재편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행동주의 투자자 빌 애크먼과 캐나다 최대 제약사 벨리언트가 '보톡스' 제조사로 유명한 미국 제약사 앨러간을 520억달러 이상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외신들이 전날 일제히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