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후쿠다 겐지 가나자와 공대 사무총장

[경제 百年大計 교육에서 찾는다] 2부. 선진교육 현장을 가다
<6> 日 '강소 대학' 가나자와 공대
"공대지만 인문학 중시"


"휴대폰학과요? 그런 전공이라면 5~10년은 버티겠지만 40~50년 일하는 인재가 될 수는 없겠는데요." 후쿠다 겐지 가나자와공업대학 사무총장은 인터뷰 내내 기초를 강조했다. 6년 넘게 취업률 98%이상을 기록한 성공의 원천은 실용이 아닌 기초학문에 매진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의 한 대학은 삼성전자와 협력해 휴대폰학과를 만들었다. 어떻게 생각하나. -졸업 후 40~50년을 일해야 하는 데 휴대폰학과를 나와서 가능할까. 휴대폰 기술이 바뀌면 그 사람은 뭘 해야 하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기초가 필요하다. ▦기업과 학교가 협력을 통해 졸업하고 바로 현장에서 뛸 수 있는 실무 인재를 기르려는 목적으로 개설됐다. -4년 동안 그런 능력을 배양할 수 있다는 주장은 터무니 없는 소리다. 대학은 기초를 가르치는 공간이다. 실무적인 내용을 대학에 가르치라는 것은 기업이 할 일을 대학에 미루는 것이다. ▦실무를 가르치지 않는데 기업이 환영하는 인재를 배출하는 비결은 무엇인가. -우리 대학은 기초력과 인간력을 가진 인재를 추구한다. 철저한 기초 위에 인문학과 의사소통을 강화해 다른 사람과 협력할 수 있는 소양을 기른다. 그래서 공대지만 문학ㆍ사학ㆍ철학 교양수업을 강화했다.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는 좁은 학문을 파고드는 외골수가 아니다. 조직에서 다른 사람과 어떻게 지내야 할지 아는 사람이다. 실제 기업의 임원 출신 교수들은 그렇게 말한다. ▦학교를 둘러보니 시설이 크고 기자재가 잘 구비돼 있다. 재원 마련은 어떻게 하나. -정부로부터 받는 돈은 대학 재정의 7% 정도로 한국의 일부 대학보다 적다. 한국 대학은 적립금이 많다지만 우리 학교는 가난하다. 등록금을 적립금으로 쌓아두지 않고 바로 투자하기 때문이다. 올해의 경우 빚까지 냈다. 등록금을 낸 학생이 곧바로 혜택을 입을 수 있어야 한다. 학교가 등록금을 온전히 학생에게 투입하고 학생은 학교생활만 열심히 하면 취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몰린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대학에 하고 싶은 말은. -사실 삼성을 비롯해 유독 한국의 지방대학들이 견학온다. 물어보는 질문은 똑같다. '비결이 뭐냐'는 것이다. 하지만 단 하나의 비결이란 없다.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했고 그걸 철저히 실천했더니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우리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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