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올라 좋긴 한데….’
자산운용사들이 그 동안 주식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우량 중소형주를 경쟁적으로 발굴하면서 관련 기업들이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펀드매니저 당 일주일에 2~3개 회사, 한 개 자산운용사가 한 달에 방문하는 업체는 최소 10여곳 이상이다. 국내에 주식형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가 모두 47개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펀드매니저들이 방문하는 기업은 한 달에만 500개사가 넘는다. 이중 기업실적이 좋고, 저평가돼 있는 기업들은 ‘겹치기’ 탐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이들 기업 주식 담당자들은 귀한(?) 손님이 와 좋기는 하지만 탐방 업무 처리에 고충이 만만치 않다는 설명이다.
한 중소기업 주식담당자는 “주가가 제대로 평가를 받는 것 같아 기분은 좋지만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탐방이 쇄도하면서 일주일 내내 약속을 잡아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종익 유리자산운용 주식운용 팀장은 “누가 먼저 우량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큰 차이를 보인다”며 “숨어 있던 우량 중소기업에 탐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소형주펀드의 수익률의 경우 누가 얼마만큼 뛰었느냐에 따라 좌우되는 만큼 운용사마다 경쟁적으로 종목 발굴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증권사가 분석대상으로 꼽고 있는 종목 수가 지나치게 제한적이라는 점도 겹치기 방문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유가증권시장ㆍ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주식수는 모두 1,500여개. 그러나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기업분석 대상으로 포함시키고 있는 종목은 중대형종목 중심으로 200개가 채 되지않는다. 이채원 한국투자증권 상무는 “상장된 주식수에 비해 증권사에서 커버하고 있는 종목 수가 극도로 적어 종목을 발굴하기 위한 펀드매니저들의 탐방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