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피랍] 軍, 인질범 자극 않기 위해 고심

군은 자이툰부대 파병으로 범정부 차원에서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는 김선일씨 납치사건 해결 노력이 악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극도로 신경을 쓰고 있다. 국방부는 김씨 석방노력과 관련해 모든 브리핑 창구가 외교통상부로 단일화됐다는 이유로 언론의 질문에 답변을 일절 삼가는 한편 자이툰부대의 모습도 거의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군은 다음달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파병될 예정인 자이툰부대의 병력.물자 수송호송작전과 주둔지 경계 및 민사작전을 21일 언론에 공개하고 황의돈부대장(육군 소장)의 인터뷰도 준비했다 다음 기회로 미뤘다. 군은 또 22일 오전 자이툰부대 교육훈련장에서 열린 우리당 소속 국회의원 10명을 상대로 최근 이라크정세와 아르빌 현황, 파병준비 과정, 재건지원 및 민사작전계획 등을 브리핑할 계획이었으나 이 행사도 전격 취소했다. 이는 1999년 10월 상록수부대의 동티모르 파병을 앞두고 준비상황과 민사작전등을 대대적으로 선전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김씨를 억류하고있는 인질범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배려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인질석방 노력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최악의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는 인질범들이 석방 조건으로 내세운 이라크내 한국군 철수와파병 중단 요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자이툰부대 관련 행사들의 잇따른 취소배경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국방부가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에 주둔중인 한국군 제마부대 군의관들이 김씨의피랍에 항의해 대민진료 활동을 중단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자 21일 밤 신속히 대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군은 국내외 언론에 배포한 성명을 통해 "영내에서 현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해오던 진료를 잠정 중단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피랍에 대한 불만의 표시가아니라 안전문제 때문에 취해진 조치다"라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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