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위안화 절상 득실계산 분주

"위안화 절상시, 말레이시아-한국-대만 최대수혜국"

미국의 대중(對中) 환율 압력이 강경 기조로 급선회하는 조짐이 완연한 가운데 월가가 위안화 환율변동폭 확대시의 득실 계산에 부쩍 분주한 모습이다. 위안 환율 변동폭이 어느 정도로 확대될 것이냐부터 이것이 미 국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냐는 점과 함께 엔과 원을 포함한 아시아의 다른 주요 통화들에 미칠'환율 도미노' 효과 분석에도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또 크게는 중국 금융시장이 어느 정도 규모로 커질 것이냐는 거시적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메릴 린치는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조사해 분석한 내용을묶은 최신 보고서에서 중국이 위안 환율 변동폭을 10% 가량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이것이 미 국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조사에 응한 펀드매니저 240명 가운데 51%는 위안 평가절상이 미 국채에 "가장부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응답한 반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비율은 13%에 그쳤다. 보고서를 작성한 데이비드 바우어스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중국이 위안 페그제를 포기하면 환시장 개입 목적이 큰 미 국채 매입 필요성이 줄어들 것"이라고이유를 설명했다. 위안화 가치가 어느 정도 저평가돼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1%가 "7%가량"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위안 선물은 19일 홍콩시장에서 자유변동 환율제가 당장 허용될 경우 1년 후 가치가 지금보다 8.6% 가량 뛸 것임을 예고하는 수준에 거래됐다. 메릴 린치의 또다른 조사는 달러가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지난 8-14일 펀드매니저 324명을 대상으로 질문한 결과 "달러가 과대평가되고있다"는 판단이 4개월째 나왔다는 것이다. 그 정도도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것으로 분석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가장 저평가되고 있는 통화가 뭐냐는 질문에는 엔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중국이 위안을 얼마나 평가절상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10% 가량이라는 답변이 1위였다. 맥과이어리 시큐리티스는 위안 평가절상이 아시아의 다른 통화들에 미치는 환율도미노 현상을 분석했다. 맥과이어리는 지난해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 잡지에 의해중소주 분석에서 가장 탁월한 아시아 증권회사에 선정된 바 있다고 블룸버그는 소개했다. 분석에 따르면 위안 평가절상시 가장 큰 덕을 보는 증권시장은 말레이시아, 한국 및 대만으로 나타났다. 분석을 주도한 팀 록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삼성전자와 대만 반도체메이커 TSMC 같은 대형주들이 특히 혜택을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위안화 평가절상이 아시아의 다른 통화 가치도 동반 상승하도록 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면서 이것이 "역내 증시로 자금이 몰려드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금융전략 전문분석 컨설팅사인 머서 올리버 와이먼이 19일 공개한 보고서는 중국 금융시장의 위상이 급부상할 것임을 예고했다. 오는 2020년까지 북미와 서유럽의 금융산업 외형이 연평균 5.5% 커지는데 반해중국을 비롯해 브라질, 러시아 및 인도의 이른바 `브릭스'는 증가율이 두배가 넘을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산업의 미래'란 제목의 보고서는 또 "향후 금융산업이 몸집만 커지는게 아니라 전혀 다른 양상으로 변할 것"이라면서 "2020년이 되면 세계 금융시장에서 누가월마트나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될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경우 금융시장이 5년안에 이탈리아를 능가하며 2020년에는 독일도 따라잡을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