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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정 서울시향 대표 기자회견 “인사전횡 한 적 없다”
정명훈 예술감독과 서울시향 조직문화 비판
“방만하고 나태하고 비효율적이며 동호회 수준인 서울시향의 조직문화, 그리고 모든 결정이 정명훈 예술감독 위주인 조직을 ‘체계화’하려는 목표가 갈등을 일으키지 않을 수 없었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사무국 직원들로부터 성희롱, 인사 전횡 등을 이유로 퇴진을 요구받은 박현정 대표이사가 직원들의 배후로 정명훈 예술감독을 지목하고 나섰다.
박 대표는 5일 서울 세종로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원들이 제기한 이번 폭로가 이달 말 계약기간이 끝나는 정명훈 감독의 순조로운 재계약을 위한 것이며, 자신은 ‘정치적 희생양’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특히 정 감독에 대해 개인일정 때문에 서울시향 연주 일정 변경을 요구하고, 영리 목적을 위해 대표 사전 승인 없이 피아노 리사이틀을 발표하는 등의 행태를 일삼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지휘자가 사조직처럼 운영하던 오케스트라를 투명하게 체계화하려는 대표가 싫다고 직원들에게 연판장을 만들게 했는지, 직원들이 먼저 갖다줬는지는 모르지만 여러 회의를 품고 있던 차에 그 얘기를 듣고 11월 중순에 있는 시의회를 마치고 사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지난 10월 28일 정효성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직원들이 서울시에 탄원서를 제출했다는 말과 함께 “정 감독이 박원순 시장에게 ‘박 대표와는 일을 못하겠으니 재계약을 원하면 12월 초까지 정리를 해달라’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도 밝혔다.
박 대표는 ‘이번 일의 배후에 정 감독이 있고, 박 대표가 정치적 희생양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느낀다”고 답했다. 이어 “정 감독은 새로 계약서를 작성하는 데 제가 대표로 있으면 제한된 내용으로 (계약)할 수 있으니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고 박 시장이 거기에 부응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대표는 이번에 문제 제기된 직원들의 주장에 관해 “인사 전횡은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또 폭언, 성희롱, 성추행 시도 등에 대해서는 “감사원 감사를 철저히 받겠다”고 답했다.
앞서 2일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 17명은 이메일 호소문을 통해 박 대표가 지난해 2월 1일 취임 이후 직원들에 대한 일상적인 폭언과 욕설, 성희롱 등으로 인권을 짓밟고 공개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지인의 자녀나 제자를 채용하거나 무분별하게 인사 규정을 개정하는 등 인사 전횡을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박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해당 사무국 직원들은 박 대표가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