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DRM' 논란 가열

벅스이어 美애플사·유럽소비자 단체도 해제 압력
불법 다운 기승 우려속 음원호환성 향상 기대


전세계적으로 디지털저작권관리(DRM) 문제를 놓고 뜨거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애플 홈페이지를 통해 “DRM만으로는 불법 음원 유통을 근절할 수 없다”면서 “유니버설 등 세계 4대 음반업체가 음원 DRM을 해제해야 디지털 음악시장이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음반회사들이 DRM을 풀면 아이튠스를 개방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국내에서는 온라인 음악사이트 ‘벅스’가 모든 음원에 대한 DRM을 해제하고 정액제 요금을 채택,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하자 음반회사 등 음원 권리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DRM은 음악 파일에 복제 방지 및 다운로드 제한 기능을 부여해 특정 MP3P나 휴대폰으로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전세계적으로 DRM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DRM 적용방식에 따라 관련 업체들의 이해관계가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지금은 음원마다 개별적인 DRM을 적용해 유통된다. 따라서 특정 DRM을 지원하는 디지털 기기로만 해당 음원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애플의 MP3플레이어 ‘아이팟’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오직 애플이 운영하는 온라인 음악 사이트 ‘아이튠스’에서 음원을 구입하거나 불법 P2P 사이트를 통해 노래를 내려받아 감상한다. 다른 온라인 음악사이트에서 음원을 구입하더라도 ‘아이팟’으로는 들을 수 없다. 소비자들은 이처럼 DRM 호환이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 큰 불만을 터뜨린다. 돈을 들여 구매한 음원조차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빈발하기 때문이다. 유럽 소비자 단체들은 아이튠스에서 내려받은 음악을 아이팟 이외의 다른 MP3P로도 들을 수 있도록 DRM을 해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공정위가 다른 음악사이트에서 받은 음원을 SKT의 휴대폰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시정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벅스의 조치로 불법 음악 다운로드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되기도 하지만 DMR의 호환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호환성이 높아지면 디지털 음악시장의 발전도 기대할 수 있다. 온라인 음악 업계의 한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어떤 사이트에서 음원을 구입하더라도 자신의 기기에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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