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연금저축상품 수수료가 상반기 중 대폭 인하된다.
금융감독원은 13일 은행 창구, 보험 설계사, 온라인 등 채널별로 판매되는 연금저축상품의 수수료를 내리되 수수료 체계도 차별화했다고 밝혔다. 수수료를 인하, 자산 운용에 투입되는 자금 규모를 늘려 소비자 편익을 높이고 수수료 체계도 달리 가져가 고객의 상품 선택 폭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연금저축상품을 파는 은행권과 증권사는 일제히 수수료를 내리고 보험사는 사업비를 줄여 수익률을 높일 것"이라며 "이번 조치로 금융소비자가 연간 265억원을 절감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은행 및 증권, 수수료 인하=은행권의 연금저축신탁 수수료는 업계 평균(적립금 대비 0.65%)을 넘는 은행의 수수료를 평균 이하로 내린다. 이에 따라 현행 0.5~1.0%의 수수료는 0.5~0.65%로 떨어진다. 적용 대상은 우리은행을 비롯해 기업ㆍ신한ㆍ하나ㆍ산업 등 12곳이다. 증권사의 연금저축펀드 수수료도 평균을 웃도는 16개사의 수수료를 내려 현행 1.05~1.88%에서 0.94~1.54%로 맞춘다.
◇방카슈랑스 신계약비, 대면 채널보다 더 낮춰=연금저축보험을 팔면 생명보험사 소속 설계사는 초회보험료의 300%, 손보사 설계사는 500% 정도를 신계약비 명목으로 받는다. 그런데 이번 수수료 개편으로 설계사 신계약비는 생명ㆍ손해보험사 모두 300% 이하로 낮춰진다.
또 방카슈랑스(은행 창구를 통한 보험 상품 판매) 채널의 신계약비는 현행 300% 내외에서 대면채널보다 낮은 250% 내외 수준으로 부과된다.
방카슈랑스 채널의 경우 사업비를 더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신계약비를 더 낮춘 것이다.
◇수수료 차등해 소비자 선택권 높여=온라인상품 수수료는 대면채널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된다. 판매 채널별로 수수료를 달리해 소비자의 상품 선택권을 넓히기 위한 것이다. 실제 우리ㆍ하나ㆍ산업ㆍ부산 은행은 수수료가 오프라인 상품보다 0.1~0.5%포인트 낮은 온라인 전용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교보악사자산운용도 0.4~0.5%포인트 내려간 상품을, KDB생명은 예정사업비를 150% 수준으로 내린 상품을 선보인다.
계약이전 수수료도 낮춰진다. 현재 연금저축 가입자가 다른 금융회사로 연금저축계약을 이전하는 경우 일부 회사는 최고 5만원까지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금감원은 아예 계약이전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거나 5,000원 이하로 낮추도록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연금저축과 관련한 시장 경쟁이 보다 활성화돼 소비자의 편익이 증대되는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