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집값 오른다는데… 해넘기기 전에 내집 장만 해볼까

[연말 분양시장, 알짜단지 몰려온다]
11~12월 전국서 1만8,000가구 공급… 입지좋고 분양가 저렴한 단지 수두룩
금융혜택 등 공급조건 꼼꼼히 살피면… 내 마음에 쏙 드는 아파트 매입 가능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 시장이 되살아나며 한동안 주춤했던 신규 분양시장에도 오랜만에 햇살이 비추고 있다. 경기 침체 속에 분양을 미뤄왔던 각 건설업체들이 속속 분양 물량을 내놓거나 분양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올 연말까지 공급을 앞둔 분양 물량들은 비교적 입지가 좋고 분양가도 낮은 편이어서 내 집 마련을 노리는 실수요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김신조 내외주건 대표는 "최근 각 건설사들은 분양에 나설 때'얼마나 미분양을 줄일 수 있느냐'에 가장 큰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입지나 분양가는 물론 금융혜택 등 공급 조건을 꼼꼼히 살피면 좋은 집을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 분양 '큰 장' 선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11~12월 전국에서는 총1만8,447가구(임대아파트 제외)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특히 일부 대형건설사들이 그 동안 미뤄왔던 분양물량을 꺼내 들면서 재개발ㆍ재건축에만 쏠리던 공급 시장이 균형을 되찾을 전망이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용인 분양시장이다. 전용 85㎡형 이상 중대형아파트가 대다수를 차지해 온이 일대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기존 집값이 최고 30% 가까이 하락한데다, 성복지구 등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적체돼 새 아파트 공급시장이 사실상 문을 닫다시피 했다. 하지만 최근 용인아파트 전세값 상승세에 힘입어 매매도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각 건설사들이 잇달아 분양물량을 내놓고 있다. 우선 현대산업개발은 '용인성복아이파크'를 11월 중 분양할 예정이다. 이는 이 회사의 올해 첫 분양물량으로 그동안 침체된 주택시장의 동향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이다. 포스코건설 역시 용인시 신갈동에서 신갈 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를 연내에 내놓을 계획이며 신일건업 또한 보정동에서'신일유토빌골드클래스'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재정비사업장 위주로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동부건설이 동작구 흑석뉴타운 6구역에서 연내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으며 삼성물산도 성동구 옥수12구역에서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이 서초구 삼호가든1ㆍ2차를 재건축해 내놓는 단지 역시 입지가 좋아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지방에서도 부산ㆍ울산ㆍ인천 등을 중심으로 분양물량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부산의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특히 부산의 경우 최근 몇몇 건설사들이 좋은 분양 성적을 거두면서 다른 건설사들도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입주물량 '반토막'=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몇 년간 집값 하락의 요인으로 공급과잉을 첫번째로 꼽는다. 부동산 경기가 뜨거울 때 건설사들이 '밀어내기' 식으로 내놓은 물량이 고스란히 미분양으로 남으면서 집값이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이런 사정이 조금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입주하는 아파트들은 대부분 2008년 초부터 분양된 단지들인데, 이때부터 신규 공급물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물량부족 현상이 나타나며 집값이 다시 상승 사이클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18만9,472가구로 올해와 비교해 36.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도 경기권의 신규 입주물량은 총 4만7,131가구로 올해보다 59.1%나 감소할 전망이다. 이 지역에서 내년 봄 이사철부터 전세난이 나타날 경우 매매가도 동반 상승해 서울로 오름세가 전이될 수도 있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일산 식사지구에서 미분양 물량을 팔고 있는 한 건설업체의 관계자는 "올해는 입주물량이 워낙 많아 미분양 해소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내년부터는 신규 분양아파트가 줄어들기 때문에 분위기가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을 짓눌러온 공급과잉 현상이 내년부터는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방 입주물량 역시 올해와 비교해 큰 폭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내년 지방에서 집들이를 시작하는 아파트는 총 8만384가구로 올해 대비 37.8%가 감소한다. 특히 최근 두드러진 집값 상승세를 보인 부산은 내년에도 입주물량이 올해보다 26% 줄어(1만782가구)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부터 집값 오를 수도"= 최근 전세난에 따라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내년부터 입주물량도 줄어 들게 돼 약간의 집값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집값이 당장 급격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내년 3월 말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혜택이 종료되면 집값이 다시 한 번 내림세를 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그렇지만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최근 몇 년간 나타났던 급격한 내림세는 더 이상 재현되기 어렵다는 게 대다수 부동산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의견이다. 우선 아파트 거래량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총 3,126건으로 9월(2,248건)보다 40%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에서는 10월 총 801건이 거래돼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10월 거래량(620건)보다 많았다. 강남권 일부 재건축아파트는 2~3달 전과 비교해도 호가가 5,000만원 가량 상승했고 서울 강북권과 분당ㆍ용인 등지에서도 서서히 오름세가 감지되고 있다. 용인 죽전동 L공인 관계자는 이에 대해"일명'초특급 매물'은 모두 거래가 이뤄졌고 일부 저렴한 매물은 아예 거둬들이는 집주인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문의도 간간히 이어지고 있어 시장 분위기가 확실히 나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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