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개발이 우선일까, 보존 대상일까

영화 프라미스드 랜드·사이비
개발환경 대한 여러 시선 담아


땅이나 산이 재산이 아닌 '자연'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이것들에 가격을 매기는 일은 인간의 오만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이 재산임을 내세워 가격을 정하고 사고 팔고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변형하기도, 훼손하기도 한다. 영화 '프라미스드 랜드(감독 구스 반 산트)'와 '사이비(감독 연상호)'는 땅을 잃는 사람들, 땅을 잃게 하는 사람들, 그리고 땅을 잃음으로 인해 생기는 결과물인 돈에 관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한다.

우선 '프라미스드 랜드'는 에너지 기업인 글로벌의 최연소 부사장 스티브(맷 데이먼)가천연가스 매장지역인 맥킨리의 주민들을 설득해 땅을 팔도록 유도하는 과정을 그렸다. 한 사람 한 사람 방문하기, '글로벌과 함께'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마을 축제 열기 등등 설득의 심리학은 모두 이용한다. 마을 사람들은 점점 그의 설득에 넘어가는 듯 했지만 과학 교사 그리고 환경운동가에 의해 난관에 부딪힌다. 그러나 곧 이 사태를 해결하는 반전이 전개되는데 이는 정의에 대한 믿음에 상처를 준다. 또 맥킨리의 농장과 초원을 천천히 카메라에 담는 장면에서 땅은 돈인가 자연인가에 대해 감독이 정한 대답을 보여준다.

한편 애니메이션 '사이비'는 댐 건설로 수몰이 예정된 지역에 젊은 목사가 나타나면서 시작된다. 자신을 장로라고 소개하는 최경석(목소리 연기 권해효)은 목사(오정세)에게 새 교회를 지어주겠다며 주민들로부터 헌금을 유도하라고 부추긴다. 그러나 마을의 폭군인 민철(양익준)은 경석이 사기꾼이라는 사실을 알고 이를 알리지만 경석에 대한 믿음이 큰 주민들은 민철을 마귀라고 몰아세운다.'프라미스드 랜드'와는 달리 마을 주민들이 땅을 내놓게 되는 과정은 없다. 댐 건설은 국가 사업이기에 1970~80년대 사회 분위기 상 주민들의 합의과정 자체가 생략됐을 수 있다. 때문에 '사이비'는 고향을 떠나 살게 될 사람들의 막막함을 이용해 심리적 안정을 주는 대신 이들의 보상금을 가로채려는 '사이비'종교인을 통해 믿는 자와 믿음을 주는 자 사이의 협력관계에 집중했다. 사이비로 믿음을 주는 사람이나 이것이 사기임을 알면서도 위안을 위해 믿음을 지속하는 협력관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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