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조업경기 위축이 가속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이른바 주요2개국(G2)발 악재가 다시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 주식시장은 이 같은 'G2 리스크'로 일제히 하락했으며 신흥국들의 통화가치도 약세로 돌아섰다.
20일 HSBC는 중국의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48.3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전치와 전문가 예상치인 49.5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 만에 최저다. 이로써 중국 제조업경기는 두 달 연속 경기확장 기준선인 50을 밑돌게 됐다.
미국에서는 제로 수준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됐다. 19일(현지시간) 공개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월 회의록에 따르면 몇몇 위원(a few)이 지금껏 제시해온 것보다 기준금리를 '상대적으로 빨리(relatively soon)'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비록 일부 매파의 입장이기는 하나 연준 내에서 기준금리 인상 의견이 나온 것은 금융위기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지난 2008년 12월 이후 기준금리를 0~0.25%로 유지해왔으며 역사적으로 금리가 오를 때마다 신흥국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친 바 있어 앞으로 연준 내 금리인상 논의 정도에 따라 전세계 금융시장도 또다시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
이에 재닛 옐런 신임 연준 의장이 최근 하원 청문회에서 각종 리스크에 대한 낙관론을 편 후 안정을 찾아가던 전세계 금융시장은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다. 20일 코스피지수는 0.64% 떨어진 1,930.57에 장을 마쳤으며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15% 하락한 1만4,449.18에 마감했다. 중국 기업들이 대거 상장된 홍콩 증시도 장중 1.5% 급락했고 정정불안이 계속되는 태국 증시도 장중 1% 내외의 하락세를 보였다. 인도·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전반의 화폐가치도 줄줄이 약세를 나타냈다.
이에 앞서 19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화폐가치가 1.38%나 하락하는 등 다른 신흥국 화폐가치도 크게 떨어졌다.
잠시 잠잠했던 신흥시장의 혼란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뉴욕 소재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의 윈틴 애널리스트는 "테이퍼링은 계속될 것이고 특정 시점에는 금리인상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논의해야 할 것"이라며 "신흥국 매도가 다시 시작되는 단계에 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