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봄

한국ㆍ몽골 연구회 회원들과 우리 동북아산림포럼 일행이 칭기즈칸의 나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도착한 것은 지난주 말, 몽골에 봄이 막 시작되는 시점이었다. 지난 4월 초 수천㎞를 날아와 한국의 하늘을 누렇게 뒤덮고 경인지역의 초등학교를 이틀씩이나 휴교하게 했던 황사는 봄이 시작되면서 이제 거의 보이지 않았다. 남한 총면적의 15배가 넘는 거대한 국토에 인구는 250만명도 채 안되는 몽골. 그 수도 울란바토르는 해발 1500㎙가 넘는 고원도시였다. 몽골 인구의 3할이 몰려 사는 울란바토르는 병풍처럼 산에 둘러싸인 분지에 위치해 있다. 5층 안팎의 나즈막한 건물들과 몽골의 전통적 원형 천막집 게르(Ger)가 한가롭게 섞여 있는 도시였다. 도시 한가운데로는 툴강이 구비구비 여유롭게 흐르고 그 강변에는 버드나무 계통의 나무 숲이 있는 아주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우리 사절단 일행은 몽골의 정부ㆍ사회ㆍ학계 지도자들과 청년ㆍ시민들과 어울려 공항에서 시내로 이르는 간선도로 한쪽편 2㎞ 길이의 거리에 가로수를 두세 줄로 심었다. 일행은 낙엽송 묘목 120만그루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종자를 전하면서 몽골의 초원이 언젠가 숲으로 바뀌어나가기를 기원했다. 해발 1500㎙ 이상의 몽골 고원에 끝없이 펼쳐진 녹색 초원은 정말 광활했다. 어디를 가나 새파란 하늘과 맞닿아 있었다. 특히 봄바람이 세게 부는 5월의 몽골 하늘은 시렵도록 새파랬다. 초원을 따라 끝없이 난 길 주변 곳곳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ㆍ말ㆍ양ㆍ야크들. 특히 수천마리씩 몰려 있는 양떼의 모습은 광활한 초원 속에서 한폭의 그림같이 아름다웠다. 그러나 소련연방 해체 전 축산을 전담했던 몽골에는 인구의 15배가 넘는 3,500만두의 가축이 숲을 크게 훼손하고 초원만을 늘리고 있었다. 환경친화적 생태관광산업ㆍ휴양산업은 아직 시작단계였다. 아름다운 숲이 남아 있는 국립공원, 그 사이로 힘찬 소리를 내며 겨울 내내 쌓였던 눈 녹은 물을 흘려보내는 툴강, 광활한 초원, 힘차게 달리는 사슴떼, 새파란 몽골의 봄 하늘은 한국인을 부르고 있었다. /문국현<유한킴벌리 사장 동북아산림포럼 공동운영위원장>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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