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3자 위원회` 위원 초청 연설 전문

존경하는 `폴리` 위원장님(Thomas Foley, 北美), `서덜랜드` 위원장님(Peter Sutherland, 유럽), `고바야시` 위원장님(Kobayashi Yotaro, 亞太), 그리고 각국에서 오신 위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를 대표해서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렇게 화창한 봄날에, 세계적으로 명망이 높으신 분들을 한 자리에 모시게 되어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3자 위원회는 지난 30년 동안 활발한 국제교류와 격조 높은 토론으로 국제사회의 올바른 여론형성에 기여해 왔습니다. 여러분의 지혜와 열정, 그리고 유익한 정책대안들은 국제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충심으로 찬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이번 서울 총회에서는 특히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주제로 한 논의가 예정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대가 매우 큽니다. 큰 성과가 있으시길 바랍니다. 우리 한국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지 40여일이 지났습니다. 새 정부는 `참여정부`입니다.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국정을 이끌어 간다는 뜻입니다. 아울러 새 정부는 `원칙과 신뢰`, `투명과 공정`, `대화와 타협`, `분권과 자율`을 국정의 원리로 삼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 저는, 참여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정책의 방향에 대해서 여러분께 몇 가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위원 여러분, 오늘날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유럽 북미와 더불어 세계 3대 경제권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동북아시아는 최근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지역 가운데 하나입니다. 인구 15억에, GDP 규모는 6조 달러에 이릅니다. 세계 경제의 5분의 1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러한 동북아시아가 `평화의 공동체`, `번영의 공동체`로 발전해 나가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 나가고자 합니다.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열어가고자 하는 것입니다. 한국은 이를 실현해 나갈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우선, 지리적으로 동북아시아의 한 가운데에 있습니다. 서울에서 반경 1,200㎞ 안에는 무려 7억명의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또, 한국은 우수한 물류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인천공항이 아시아의 관문으로 발돋움하고 있고, 부산항과 광양항도 세계적인 항구로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지금 한반도의 동 서에서는 남북한간 종단철도를 연결하는 공사가 각각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철도들은 중국이나 시베리아를 거쳐 중앙아시아와 유럽에 이르는 유라시아 횡단철도와 연결됩니다. 이것이 완성되면 한반도는 하늘과 바다, 그리고 육로를 통해서 태평양과 유라시아대륙을 하나로 잇는 `번영의 다리`가 될 것입니다. 한국은 이미 세계 최고수준의 정보화 기반을 구축했습니다. 높은 교육수준과 근면한 국민성 역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습니다. 한국의 산업구조는 IT분야를 중심으로 `지식기반 경제체제`를 향해 빠르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을 동북아의 물류와 비즈니스의 허브로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그 열매는 우리에게만 돌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동북아시아는 물론, 아시아·태평양의 전 지역과 유럽, 그리고 태평양 건너 북미까지 함께 나누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지도자 여러분,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입니다. 참여정부는 `평화번영 정책`을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쟁도, 북한의 붕괴도 원하지 않습니다.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북한의 공존과 공영을 추구할 것입니다. 대북 포용정책의 기조를 유지하되, 지금까지 드러난 절차상의 문제점은 하나하나 고쳐나갈 것입니다. 추진하는 방식도 국민의 참여와 지지를 얻어서 최대한 투명하게 하겠습니다. 우리의 `평화번영 정책`은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열어가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지도자 여러분, 북한의 핵문제가 심각한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개발은 결코 용인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합니다. 만일 또다시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재앙은 한반도에 그치지 않습니다. 동북아시아 전체,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이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우리는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하는 한편, 미국 일본과의 긴밀한 공조, 그리고 중국 러시아 EU를 포함한 대화와 협력의 틀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UN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협조도 구해 나가겠습니다. 북한은 대화에 응해야 합니다. 핵개발은 북한에게 결코 득이 되지 않습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나아올 때, 우리와 국제사회는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다음 달에 `부시` 미국 대통령과 만나서, 북핵 문제의 해결책을 진지하게 협의하고자 합니다. 올해는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지 5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더욱 공고한 한·미 동맹, 보다 성숙된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방안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한 대화를 갖겠습니다. 이어서, 일본과 중국, 러시아의 정상들과도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만날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참여정부는 전 세계의 모든 우방들과 돈독한 우호협력관계를 유지해나갈 것입니다.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APEC),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그리고 `아세안과 한·중·일 회의`(ASEAN+3)를 통한 지역협력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저는 UN이 추구하는 이상과 활동을 적극 지지합니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증진하기 위한 국제협력, 그리고 테러리즘과 빈곤을 비롯한 범세계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모든 노력에도 능동적으로 참여해 나갈 것입니다. 3자 위원회 위원 여러분, 이제,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은 한마디로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경제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불합리한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불필요한 규제는 폐지할 것입니다. 그래서 기업하기 좋은 나라, 투자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 것입니다. 먼저, 시장개혁을 지속적으로, 또한 일관되게 추진하겠습니다. 개혁의 초점은 역시 `투명성`과 `공정성`에 두겠습니다. `기업회계제도`를 국제기준에 맞게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증권관련 집단소송제`의 도입을 비롯해서, 시장에 대한 감시기능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기업의 지배구조는 더욱 개선될 필요가 있습니다. 불공정한 거래관행도 반드시 바로잡아 나갈 것입니다. 이제 시장지배력의 남용이나 `부당내부거래`는 더 이상 용납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개혁은 앞으로 3년 정도의 계획을 세워서 꾸준히 추진될 것입니다. 아울러, 그 추진일정을 명확히 제시하여 정책의 예측가능성을 더욱 높일 것입니다. 저는 늦어도 2007년 말까지는 현재 40위에 머물고 있는 `투명성지수`(CPI) 순위를 20위권으로 올려놓겠습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모범적인 시장질서를 확립하겠습니다. 한국의 노사문화도 이제 달라질 것입니다. 노동정책의 기본방향은 `대화와 타협`의 노사관계를 정착시키는 것입니다. 노사간의 대화와 타협이 이루어지려면, 먼저 `원칙과 신뢰`가 지켜져야 합니다. 노조는 법과 질서를 준수해야 하고, 사용자는 투명한 경영으로 노조의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정부는 엄정한 중립을 지키는 가운데, 노사간의 대화와 타협이 이루어지도록 적극 중재하고 조정할 것입니다. 아울러, 노사관계 제도도 국제적 기준에 맞추어 나갈 것입니다. 참여정부는 소득불균형 문제를 시정하는 데에도 노력할 것입니다. 분배구조를 개선해서 국민들의 경제활동 의욕을 고취하고, 이것이 다시 성장을 높이도록 하는 것입니다. 성장과 분배가 균형을 이루는 경제구조를 정착시켜 나가겠습니다. 경쟁력 향상의 원천이 되는 기술혁신과 과학기술 인력의 양성을 위해서도 중점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끝으로 저는, 우리의 투자유치 노력을 강조드리고자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한국은 동북아의 물류와 비즈니스의 허브가 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아울러 선진국 기준에 부합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경제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서 범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외국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랍니다. 보다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투자하고, 우리와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그 하나가 `경제자유구역`입니다. 이 계획은 금년 말까지 확정짓겠습니다. 그리고 지역별, 단계별로 구체적인 개발과 투자유치 프로그램을 마련해서 실행해 나가겠습니다. 외국인들에게 더 좋은 기업환경, 더 나은 생활환경을 제공하겠습니다. 이제 한국은 어느 곳보다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께서도 적극 성원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3자 위원회 위원여러분, 이라크 전쟁의 여파로 인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매우 커졌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경제는 안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경제계가 힘과 뜻을 모으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흔들림없이 유지될 것입니다. 북한 핵문제도 외교적 노력을 통해서 평화적으로 해결될 것입니다. 그리고,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는 반드시 실현될 것입니다. 다시 한번 이번 총회가 많은 성과를 거두기를 바라면서,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