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감사 출석 요구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26일 법정에 나와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재판부의 선처를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소병석 판사 심리로 열린 26일 공판에서 정용진 부회장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 경영과 주주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경영자의 입장에서 회사 업무를 우선시할 수밖에 없었던 점이나 국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임직원들에게 국회 출석을 하도록 시켰던 점 등의 노력을 고려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법원 형사9단독 성수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정지선 회장 측 변호사도 "혐의를 모두 인정하지만 피고인이 젊은 경영인으로 전과 없이 불철주야 사업에 매진해온 점과 정 회장을 대신해 현대백화점그룹 대표이사가 대신 출석한 점 등을 참작해달라"고 밝혔다.
검찰은 "정당한 사유 없이 국회에 출석하지 않은 혐의가 인정된다"며 정용진 부회장에게는 700만원, 정지선 회장에게는 400만원의 벌금형을 구형했다. 법원은 4월11일 정지선 회장, 4월18일 정용진 부회장에게 각각 형량을 선고할 예정이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해 10~11월 정용진 부회장과 정지선 회장을 상대로 대형 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침해와 관련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했으나 두 사람이 이에 불응하자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국회에서의증언ㆍ감정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이들에게 약식명령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직접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정식 재판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