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2차 e메일 전쟁'

비즈니스 맞춤형 서비스 놓고 MS·IBM·구글 격돌

10년 만에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간의 e메일 전쟁이 다시 불붙었다. 지난 2004년에는 일반 이용자를 바탕으로 한 용량 싸움이었다면 이제는 서비스 위주의 비즈니스 맞춤형 e메일 경쟁이 벌어진 것. 마이크로소프트(MS)·IBM·구글 등 거대 IT 기업들이 제2의 e메일 전쟁에 나서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S는 모바일 e메일 스타트업 '어컴플리(Acompli)'를 1일 인수했다. 인수가는 2억달러(약 2,200억원)로 알려졌다. 어컴플리는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한 e메일 앱 서비스다. e메일 기능뿐 아니라 내장 달력, 검색 기능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다.

IBM도 지난달 e메일 기반 협업 서비스 '버스(Verse)'를 공개했다. 버스는 소셜e메일 서비스로 주요 업무와 미팅·캘린더·채팅 등 흩어져 있던 여러 콘텐츠와 대화를 한눈에 파악해 업무에 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IBM은 버스 개발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도 10월 '인박스(Inbox)'라는 새로운 e메일 서비스를 선보였다. 인박스는 구글의 지메일을 더 편리하게 개편한 서비스다. 영수증, 티켓, 업무 메일 등 다양한 종류의 e메일을 자동 분류할 수 있다. 구글에 따르면 수개월 안에 구글캘린더 통합 등 여러 지메일 서비스 기능을 인박스에 추가한다.

앞서 2004년에는 야후·MS·구글 등이 e메일 용량 경쟁을 치열하게 벌인 바 있다. 현재 나타나는 제2의 e메일 전쟁은 야후가 빠지고 기업간거래(B2B) 강자인 IBM이 구글·MS와 한판승부를 벌이는 형태다.

시장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엔터프라이즈 e메일 시장 규모는 오는 2017년 47억달러(약 5조2,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 외에도 거대 IT 기업들이 기업을 잡기 위한 e메일 경쟁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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