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 바닥 찍고 반등 기대감 솔솔

정부 증권업계 구조조정 지원
경영진 자사주 매입도 잇달아


업황 악화로 주가가 크게 떨어진 증권주가 바닥을 치고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증권 업계 구조조정에 대한 의지를 보인데다 최근 일부 증권사 경영진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주가 방어 의지를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직까지 증권업 자체가 질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가 없다며 증권주가 추세적으로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7일 정부는 증권사 구조조정을 위해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증권사에 대해 혜택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규모에 비해 너무 많은 62개 증권사가 난립하며 서로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을 벌이고 있는 증권사 수를 줄여 증권업의 질적 성장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그동안 업계에서는 중소형 증권사를 합치고 증권사별로 특화된 장점을 살려 증권 업계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하게 나왔다. 이 같은 증권 업계의 구조조정은 다소 시일이 걸리겠지만 장기적으로 국내 증권사들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각 증권사 경영진의 잇따른 자사주 매입 움직임도 증권주 주가 회복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은 지난 25일 자사주 5,000주를 매입했다. 김 사장이 자사주를 사들인 것은 지난 6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10일 정해영 한양증권 사장도 7월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3,000주를 매입했다. 윤장섭 유화증권 명예회장은 이달 들어서만 아홉 차례 걸쳐 우선주 2,660주를 사들였으며 지난달에도 11번이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동양증권의 경우 지난달 정진석 사장을 포함한 임원 40명이 자사주 1만 7,000여주를 매입했다.

연구원들은 증권사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이 증권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한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증권주들의 주가 수준은 박스권을 뚫고 내려가 금융위기 때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단기적인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으며 특히 내년 상반기까지는 시장 상황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증권주도 단기적으로는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손 연구원은 다만 “아직까지 추세적으로 업황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적이 나오는 키움증권이나 한국투자증권ㆍ미래에셋증권 등과 같은 증권주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증권사의 한 연구원도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지만 많은 수량을 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말 확신을 가지고 사는 것은 아니다”며 “아직까지는 실제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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