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역사무국(OIE)이 22일(현지시간) 미국을 광우병 위험통제국으로 판정하자 미국은 즉각 지난 4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이 한 ‘약속’을 언급하며 전면적인 쇠고기 개방 공세에 나섰다. 미측이 한미FTA 재협상 문제를 들고 나온 상황에서 우리정부가 쇠고기 개방마저 미룰 경우 한미FTA가 곤경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오는 추석 전 갈비를 포함한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적 수입이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22일(현지시간) OIE가 미국과 캐나다를 광우병(BSE) 위험통제국으로 판정한데 즉각 환영을 나타내고 한국에 대해 조속히 쇠고기 시장 개방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USTR은 성명에서 “우리는 OIE가 모든 미국산 쇠고기와 쇠고기 제품의 안전한 교역을 위한 과학적 증거들을 지지한데 환영한다” 며 “아울러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4월2일 한국정부는 OIE 지침을 존중할 것이라고 선언한 것을 주목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4월초 한ㆍ미 FTA 협상이 타결된 이후 “OIE 결정이 나오면 합리적 절차와 기간을 거쳐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이는 미측이 한미FTA 협상의제가 아닌 쇠고기 검역 문제를 놓고 끝까지 구두약속이라도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우리측이 수용한 데 따른 것이었다. 마이크 요한스 미 농무장관은 한 발 나아가 “OIE의 이번 결정은 미국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우리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 이라며 “모든 교역국가들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개방하도록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미국이 조만간 국내 쇠고기 수입조건 개정을 공식 요구하면 농림부는 8단계에 이르는 위생ㆍ검역 개정 절차를 신속히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해 1월 ‘30개월 미만, 뼈 없는 살코기만’으로 제한된 수입규정이 1년 반이 채 안돼 뼈를 포함한 대부분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통상전문가들은 2~3개월 안에 수입조건 개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해 미국산 갈비는 이르면 8월말쯤 수입돼 추석 전에는 시중에 유통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미FTA 재협상을 둘러싸고 비판여론이 확산되고, 광우병 쇠고기의 안전성이 검증의 도마에 오를 경우 정부의 기대와 달리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은 벽에 부딪혀 표류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