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GM, 하이브리드 차량 기술제휴 검토

실적부진에 빠진 세계 최대 자동차제조업체인 미국 GM과 경쟁사인 일본의 도요타자동차가 하이브리드 차량 기술제휴를 위해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9일 양사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은 양사가 휘발유와 전기배터리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의기술 제휴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신문은 릭 왜고너 GM 회장겸 최고경영자(CEO)가 도요타 자동차 본사기 있는 일본 아이치(愛知)현에서 열리는 2005 엑스포 참석차 이달 중순 일본을 방문하는 것도 협상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앞서 일본 니혼게이자이(日經) 신문은 웨고너 회장이 오는 14일 조 후지오(張富士夫) 도요타 자동차 사장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양사간 하이브리드 차량 기술제휴 방안은 GM이 북미지역 시장을 도요타 등 외국업체에 잠식당하며 90년대 이후 최악의 경영난에 휩싸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오쿠다 히로시(奧田碩) 도요타 회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미국 업체가 다소 숨돌릴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고 미국 자동차 업계 지원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도요타자동차가 경쟁업체인 GM과의 기술제휴 등을 통한 지원에 나선 것은 GM으로 대표되는 미국 자동차 업계의 경영악화가 지속될 경우 미국내 반발 등 역풍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미국내에 자동차 공장을 설립하고 종업원 상당수를 현지인으로 채우는 방법으로 미국의 규제를 피해 왔다. 이에 따라 도요타자동차가 미국시장을 선점한 하이브리드 차량 기술을 GM측과제휴키로 한 것도 과다한 시장잠식에 따른 미국내 여론악화를 피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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