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기존 규제 완화가 아닌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통해 파생상품시장을 지원키로 가닥을 잡았다.
주식워런트(ELW) 승수제한 등 투기성 투자를 예방하기 위해 구축해 놓은 기존 규제체제는 유지하면서 상품다양화 등을 통해 시장에 활력을 주겠다는 것이다.
23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3월 발표하는 파생상품시장 활성화 대책에서 투자자보호를 위해 기존 규제를 유지하고 증권사 등 관계기관들이 내어놓은 새로운 파생상품 등을 거래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올해 대통령 업무보고에 포함된 섹터지수선물과 코스피200변동성지수, 20년·30년 장기국채선물시장 개설에 더해 업계가 제안한 파생상품 도입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위는 지난 2월 초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금융투자협회와 함께 파생상품시장 거래확대를 위해 ‘파생상품살리기 TF’를 구성해 가동하고 있다. TF는 금융위 자본시장과·금감원 파생상품분석팀·거래소 주식상품마케팅팀·주식상품제도팀·주식파생개발팀·금투협 파생상품지원실 등으로 이뤄졌다.
금융위가 파생상품시장 살리기에 나선 이유는 지난 2012년 금융당국이 파생상품시장의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내놓은 코스피 옵션승수 5배 인상, 주식워런트증권(ELW) 유동성공급자(LP) 호가제한 등의 규제로 거래량이 크게 위축시켰기 때문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2011년 전세계 파생상품거래량이 39억2,800만건으로 1위였던 국내 시장은 지난해 8,200만건으로 줄어들며 11위까지 밀려났다. 또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파생상품에 거래세 또는 양도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아 시장위축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증권사들의 사업반경을 넓혀야 한다는 계산도 포함됐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파생상품과 관련된 규제 완화를 하지 않으면 침체한 시장이 활성화되기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안에 파생상품에 대한 과세가 본격화되면 시장이 더 위축될 것”이라며 “새로운 상품으로 새 시장이 열려도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고 자리잡기까지는 보통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옵션승수와 ELW 호가제한같은 규제완화가 먼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