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파키스탄·아르헨등도 부도위험 80%

리먼사태후 CDS 스프레드 뛰어
외자 대규모 이탈 헝가리도 불안


파키스탄, 아르헨티나, 우크라이나, 헝가리 등 다수의 이머징 국가들도 아이슬란드와 마찬가지의 부도 위기에 처할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 각 국의 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국가 신용디폴트스왑(CDS) 거래에서 이머징 국가의 부도 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국제 CDS 시장에서 파키스탄과 아르헨티나, 우크라이나 등의 부도 위험이 80%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파키스탄의 CDS 스프레드(5년물 기준)가 3,026bp를 기록, 부도 위험이 90%에 육박했다. 또 아르헨티나의 부도 위험이 85%(CDS스프레드 2,383bp), 우크라이나가 80%(1,600bp), 카자흐스탄이 60%(1,050bp), 터어키가 35%(480bp)로 각각 나타났다. CDS는 해당 국가가 발행한 채권의 부도 위험을 막기 위해 드는 보험료율을 말하는 것으로, 1,000bp는 5년간 1,000만달러의 빚을 보증하기 위해 100만달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파키스탄의 경우 수년간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으로 극도의 치안불안에다 경제 체력이 바닥나 최근 루피화 약세로 외환보유액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의 국가 CDS 스프레드는 지난 9월15일 리먼브라더스가 파산보호 신청 이후 세 배 가량 상승했다. 세계은행은 이와 관련, 13일 파키스탄에 올 회계연도(2008년3월~2009년4월)에 14억달러를 지원키로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금액중 6억달러는 애초 계획된 인프라 투자자금이며 나머지 8억달러는 거시경제 안정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IMF는 13일 별도 성명에서 "지난 며칠간 헝가리 정부와 현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를 협의해 왔다"면서 "필요할 경우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헝가리 통화인 포린트는 외자가 대규모 이탈하는 가운데 지난주 유로에 대해 가치가 2년여 사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헝가리 정부는 14일 IMF와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 지원을 공식 거부했다. 헝가리의 쥬르차니 페렌츠 총리는 그간 IMF와 협의해왔음을 확인하면서 그러나 "IMF 등의 구제 금융은 최후의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헝가리가 투기 자본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IMF는 지난 1976년 영국을 지원한 이후 지금껏 유럽국에 구제 금융을 제공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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