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조류 인플루엔자(AI)로 인해 8,000억달러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AI 확산 방지를 위한 국제 회의에서 세계은행의 밀란 브람바트 이코노미스트는 2003년 발생한 중증호흡기증후군(SARS)의 피해 규모를 근거로 “AI가 국제적으로 퍼질 경우 피해액은 선진국에서만 5,500억달러에 달하고, 개발도상국에서는 2,5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국에서 AI가 유행한다면 최대 2,000억달러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AI 확산을 막기 위해 지금까지 1억5,000만마리의 가금류가 도살됐으며, 100억달러의 무역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브람바트 이코노미스트는 “AI 자체보다는 그로 인한 공포가 피해를 키울 우려가 있다”고 진단하면서 “대부분의 경제적 충격은 AI 감염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기 보다는 감염을 피하기 위해 우왕좌왕하면서 빚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AI가 확산되면 사람들이 밖에 나가길 꺼려하면서 운송사업, 소매업 등의 타격이 우려되며 일자리 공백까지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제네바에서 열린 AI대책 회의는 세계보건기구(WHO), UN식량농업기구(FAO), 국제수역기구(OIE) 등이 사흘 일정으로 공동 개최한 것이다. 세계은행은 이번 회의에서 조류독감 퇴치를 위해 10억달러의 긴급 기금 설치를 제의했다.
한편 베트남 보건당국은 8일 지난달 29일 숨진 35세 남자에 대한 검사 결과 AI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베트남에서는 AI로 인한 공식사망자는 42명으로 늘어났으며 아시아에서만 지난 3년간 63명이 희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