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IT 핫이슈/<1>초고속인터넷 품질경쟁]“量경쟁 한계, 質로 간다” 승부수
입력 2003.01.03 00:00:00수정
2003.01.03 00:00:00
`VDSLㆍSLA`
불과 1년전만 해도 생소했던 단어들이 소비자들에게 그리 낯설지 않게 다가오고 있다. 속도로 대표되는 초고속인터넷을 둘러싼 품질경쟁은 계미년 한해 통신시장 전체를 뜨겁게 달굴 화두로 예고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품질경쟁은 이미 지난해 가을부터 예고됐다. KT가 지난해 9월부터 기존 ADSL보다 두배 가까이 빠른 최고 13Mbps급의 초고속디지털가입자망(VDSLㆍVery high bit rate Digital Subscriber Line) 서비스를 본격화한 이후 4개월여만에 13만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시장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KT는 현재 25만회선인 VDSL망을 연말까지 100만회선으로 늘리는 등 기존 ADSL을 VDSL로 대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KT에 선수를 빼앗긴 하나로통신은 `품질`만큼은 KT를 압도하겠다는 각오다. 이달 중순 상용화 예정인 `하나포스 V`는 초기부터 20Mbps의 속도로 안정적인 서비스로 승부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데이콤 역시 기존 `보라홈넷` 망을 200만회선에서 1,000만회선으로 늘리는 한편 아파트단지에서 VDSL로 기존 KTㆍ하나로통신의 아성을 허물겠다는 야심이어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업계의 품질경쟁은 근본적으로 시장여건에서 비롯된다. 2001년 한해동안 393만여만명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했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1,000만 가입자 돌파를 계기로 지난해에는 246만여명 늘어나는데 그치는 등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자연스럽게 경쟁의 중심축이 `품질`로 변하게 된 것이다. 즉 이제는 양적 확대에서 질적 향상으로 업계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8월부터 시범실시된 초고속인터넷 품질보장제도(SLAㆍService Level Agreement)가 뿌리를 내릴지 여부도 주목된다. SLA는 업체가 서비스중인 초고속인터넷 속도 등 품질이 일정기준 이하일 경우 소비자에게 손해배상을 해주는 제도.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이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 `품질`을 둘러싼 업계의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업계의 이 같은 경쟁은 소비자에게는 품질 향상과 가격 인하라는 두가지 혜택을 안겨주게 된다. 실제로 KT는 자사의 VDSL 서비스의 경우 기존 ADSL가입자에게 추가부담없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주고 있다. 하나로통신 역시 품질과 함께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아직 `하나포스 V`의 가격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최소한 KT보다는 싼 값에 제공하겠다는 원칙이다.
그동안 KT 독주체제였던 초고속인터넷업계는 하나로통신-두루넷, 데이콤-파워콤 등 대형업체간 3파전의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결국 올해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무한의 품질경쟁 속에서 이들 3강이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구도를 재편하는 한해가 될 전망이다.
<정두환기자 dh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