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 영화] 콘벤트

수녀원 무대로 한 엽기 공포물'수녀원'을 뜻하는 '콘벤트'는 액션과 SF, 애니메이션 일색인 여름극장가에 선보이는 유일한 공포영화다. 지난해 선댄스 영화제 심야상영작으로 최초 공개된 후 부천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판타스틱 영화제에 초청받았던 이 작품은 철딱서니 없는 십대들, 어리석은 광신도, 멍청하고 광폭한 좀비들의 소동이 빠른 템포로 펼쳐지고 분홍피가 낭자한 모습과 수녀들이 품어내는 형광색 피들의 향연으로 점철, 엽기성이 매우 강하다. 여기에 가끔씩 황당무계한 코미디가 엮어져 우스꽝스러움을 주기도 한다. 특히 두번이나 특수효과 부문에서 에미상을 수상한 적이 있는 딘 존스가 만들어낸 특수효과가 너무 튀어 조악해 보이기도 한다. 머리가 잘려나가고 목에서 피가 솟구치며 혀가 절단되는 장면들은 물론 벗겨지는 머리가죽, 피부를 찌고 나오는 끔찍한 악마의 태아 모습들이 그렇다. 40년전 1960년 카톨릭여학교에 다니는 크리스틴은 임신 8개월의 몸으로 미사를 올리던 신부와 수녀들을 모조리 죽이고 수녀원을 불태운다. 소문에 따르면 신부의 아이를 가진 크리스틴을 수녀들이 강제 낙태하려다 원한을 샀다지만 소문은 소문일뿐. 40년후 흉흉한 소문이 떠도는 괴기스러운 수녀원은 마약과 섹스를 즐기는 십대들의 은밀한 놀이터로 변한다. 이곳은 또 사탄 숭배자들의 아지트이기도 하다. 클래리싸와 모 등 한 패거리의 친구들도 엉큼한 즐거움을 위해 이곳을 찾지만 곧 경찰에 발각돼 내쫓긴다. 근신중인 모는 징계를 피하기 위해 혼자 남고 때마침 의식을 거행하기 위해 모인 사탄 숭배자들의 표적이 된다. 한편 외딴집에 칩거중인 중년의 크리스틴은 철없는 십대들을 구하고 명예를 회복한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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