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면 화제의 책 인류는 두 발로 땅을 딛고 자연에 도전해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생물학적으로 따지고 보면 보잘 것 없는 인간이 지구를 지배한 데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도구ㆍ기술ㆍ조직을 만들어 내는 본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존재라는 말이다. 화폐는 협력과 경쟁하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화폐 탄생 이후 모든 정부가 안정된 화폐제도 유지를 위해 노력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국제투자전략가인 네이선 루이스는 많은 국가들이 추구해 온 '낮은 세율과 안정된 통화'라는 상반된 개념을 현실화하는 것은 그렇게 간단치 않다고 말한다.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인간이 만든 최대 발명품인 화폐경제는 '성장'과 '안정'이라는 '양날의 칼'을 실현하기위해 번갈아가면서 득세해 왔다. 사상 최악의 금융 쓰나미를 겪는 세계에는 다시 안정된 통화의 힘이 우세해지는 형국이다. 안정된 통화로 '금(gold)' 만한 게 없다고 말하는 저자는 기원전 7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화폐 역사를 금본위제 중심으로 개관한다. '과거 그리고 미래의 화폐(The Once and Future Money)'라는 부제가 붙은 책은 화폐의 유형, 화폐의 역사 그리고 주기적으로 반복돼 왔던 세계의 통화 위기라는 틀 안에서 안정된 화폐로써 금의 모든 것을 낱낱이 파헤친다. 저자는 인플레이션ㆍ디플레이션 등이 번갈아 등장해 채무자ㆍ채권자 중 어느 한 쪽은 울어야만 하는 변동환율제의 모순을 지적하면서 금본위제도의 타당성과 안정성을 강조한다. 전세계에 몰아친 금융위기의 원흉이 달러, 즉 달러에 연동된 변동환율제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저자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책은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변화해 온 세계 화폐의 역사를 소개하고 변동환율제로 인한 경제적인 위기가 반복되면서 인류는 가장 안정적인 화폐를 원한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특히 금본위제도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화폐의 역사와 얽힌 굵직한 사건들을 자세하게 다루면서 연화(軟貨)와 경화(强貨) 등 기본 개념도 충실하게 소개해 경제학 지식이 부족한 독자들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