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무식·시무식 기업 크기에 반비례?
조용한 대기업 튀는 벤처
한 해를 마무리하고 또 한해를 시작하는 시무식은 기업의 크기 만큼이나 판이하다. 대기업들은 가능한 조용하게 새해를 맞는 반면 벤처들은 다양한 이벤트로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있다.
◇조용한 대기업=그룹 차원의 시무식을 갖거나 신년사를 발표하던 관례에서 벗어나 계열사별로 조용하게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
LG는 매년 실시해온 그룹 시무식을 치르지 않고 내년 1월2일 그룹사 사장과 임원 등이 참석하는 신년하례회 형식의 간단한 인사회를 갖기로 했다. 또 그룹 전체의 경영구상을 밝히는 구본무 회장의 신년사를 생략하기로 했다.
올들어 그룹행사를 없앤 현대는 새해에도 이를 갖지 않고 각 사별 시무식을 갖는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그룹의 새해 경영방침 등을 밝히되 시무식은 3일 각 사별로 갖기로 했다. SK도 2일 간단한 신년하례회로 시무식을 대신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2일 양재동 신사옥에서 현대ㆍ기아차 통합시무식을 갖기로 했으며 한화ㆍ코오롱ㆍ동양 등 다른 그룹들도 그룹차원의 시무식을 없애고 2일 회사별로 간단한 행사를 개최하거나 회장 신년사로 이를 대신하기로 했다.
포철은 2일 포항에서 유상부 회장 등 전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을 갖고 민간기업으로서의 경쟁력 강화에 대한 결의를 다지기로 했다.
◇튀는 벤처기업=힘겨운 한해를 보내면서 새해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색다른 행사로 표현하는 기업들이 많다.
막걸리파티에서 송년회 비용을 모아 불우이웃을 도우며 함께 일출을 감상하자며 속초행을 결행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해피올닷컴은 "우리것이 좋은 것"이란 취재아래 막걸리파티로 종무식을 대신했다.
휴로닉스는 서울대 신기술 창업 네트워크 소속 벤처 기업인들과 함께 종무식을 가졌다.
교수 및 관계자들이 서로의 경험담을 나누며 벤처의 당면 과제를 놓고 활발한 논의를 펼쳤다.
데이콤콜투게더는 망년회와 출판기념회를 동시에 진행해 눈길을 끈다. 이병철 사장이 틈틈히 써온 에세이집 '끼없는 자 벤처에 손대지 말라'의 발간을 축하하는 자리도 함께 마련했다.
아이티켓은 전직원이 30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경기도 포천 베어스타운에서 종무식과 워크숍을 갖는다. 온천에서 한해의 묵은 피로를 풀며 회사 발전방향도 함께 설계하는 기회를 갖기로 한 것이다. 웹투폰은 29일 오후부터 이틀 동안 강화 석모도에서 종무식을 치렀다.
이밖에 코페이지는 종무식겸 시무식을 전직원과 함께 정동진에서 갖기로 했으며 코스모정보통신은 속초에서 송년회를 갖고 일출을 감상하며 힘찬 도약을 준비하기로 했다.
고진갑기자
정민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