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이 돈 버는 법] 마쪼푸드F&B 정광섭 사장

"우동전문점 24시간 영업으로 대박 일궜죠"
천연재료 사용등 품질 높여 '시장 포화' 극복
매장 인테리어 바꾸고 메뉴도 꾸준히 개발
최근 퓨전분식점 열고 프랜차이즈화 새 도전



“우동장사해서 빌딩을 샀으니 돈 많이 번 셈이죠.” 퓨전분식점 ‘마쪼(www.mazzo.co.kr)’를 운영하는 마쪼푸드F&B 정광섭(47ㆍ사진) 사장은 3개의 우동전문점을 운영하며 번 돈으로 30억원대(현 싯가 60억원)의 빌딩을 구입해 외식업계에서 ‘작은 신화’를 만들었다. 그는 동대문에서 의류도매업을 하다 IMF로 인해 사업을 접은 뒤 우동전문점 사업으로 재기해 큰 돈을 벌었다. 우동전문점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근 퓨전분식점 체인본사를 차리고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또 한번의 성공 신화를 꿈꾸고 있다. ◇ 동대문서 의류도매업으로 사업가 길 들어서 = 86년 대학을 졸업한 정사장은 취직을 하기 위해 전북 남원에서 서울로 상경했다. 첫 직장은 전화국이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그가 뜻하지 않게 사업가의 길로 들어선 계기는 동생의 갑작스런 죽음 때문. 92년 동대문에서 의류도매업을 하던 남동생이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하면서 점포정리를 하다 아예 사업을 떠안게 됐다. “처음에는 1주일이면 정리가 될 줄 알았는데, 몇 개월이 훌쩍 지나가더군요. 결국 다니던 직장을 그만둬야 했습니다.” 전화국을 그만둔 정사장은 그 때부터 동대문 동평화시장 점포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일을 배워 의류도매업을 시작했다. 아이템은 청바지였다. 원단을 끊어다 재봉을 하고 워싱(물빠짐) 처리를 해서 지방에서 올라온 소매상들에게 팔았다. 오후 6시에 일어나 8시까지 출근해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 일하는 강행군이었다. 장사가 잘될 때는 하루에 1,300벌도 팔았다. 의류학과를 졸업한 디자이너를 고용해 다른 도매상들과는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었다. 디자이너들을 유럽에 보내 최신 디자인을 배워오게 하기도 했다. “당시 동대문에서 청바지 팔아 갑부가 된 사람이 많았어요. 아이템 하나가 히트치면 빌딩 한 채 산다고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저도 금방 부자가 될 줄 알았습니다.” 제법 재산을 모았다고 생각한 순간 위기가 닥쳤다. IMF 외환 위기였다. 97년 초반부터 슬슬 재고가 쌓이기 시작하더니 연말이 되자 찾아오던 지방 소매상들이 줄기 시작했다. 장사도 안됐지만 열심히 만든 제품을 주위 도매상들이 금세 카피해서 파는 행태에 좌절감도 많이 느꼈다. 정사장은 생산물량을 서서히 줄여 나가다 99년 의류도매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 3개 우동전문점 운영하며 ‘대박’ = 우동장사를 시작한 계기는 우연히 찾아왔다. 의류사업을 접고 새로운 일을 찾던 정사장은 신문을 보다 일본식 우동전문점 가맹점 모집 광고를 발견했다. 당시는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메뉴를 갖춘 우동전문점이 한창 늘어나던 시기였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10~20대 젊은층을 적극 공략하면 장사가 잘 될 것으로 판단했다. 정사장은 사업을 정리하고 남은 돈 2억여원을 들여 99년 9월 충무로 명보극장 인근에 ‘석우동’을 차렸다. 젊은층이 많이 찾는 지역이라 장사가 잘 될 것이라는 예측은 적중했지만 매출은 4,000만원선에서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낸 것이 점포를 24시간 운영하는 것이었다. 특히 가게 인근에 인쇄소 등이 밀집해 있어 야간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새벽에도 많이 찾았다. 80㎡ 남짓한 작은 점포임에도 불구하고 24시간 운영체제로 바꾸자 월 매출이 6,000만원대까지 올랐다. 한달 순이익이 2,000만원이 넘었다.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정사장은 곧바로 승부수를 띄웠다. 아내와 동생을 점포 관리자로 내세우고 종로1가와 3가에 우동전문점 2개를 더 낸 것. 이렇게 3개 점포에서 한 달에 6,000만원대의 순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정사장의 점포가 계속 승승장구한 것만은 아니다. 우동전문점을 시작한지 4년이 지나면서 주변에 경쟁점포가 속속 생겨나 매출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시장조사를 해보니 이미 우동시장은 포화 상태였습니다. 업종을 바꿔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맛이 월등한 점포를 만들자는 것이었죠.” 정사장은 우선 인테리어를 깨끗하는 등 점포를 리모델링하고 소스 및 육수개발에 들어갔다. 고추장을 숙성시켜 만든 고추장 소스와 천연재료를 이용한 모밀국수장을 개발했다. 또 퓨전메뉴인 볶음우동과 데리야끼 돈가스도 개발했다. 새로운 메뉴는 시식행사를 통해 고객반응을 조사했다. 기존메뉴 30% 가량은 업그레이드하고, 70%는 새로 개발한 퓨전메뉴로 대체시켰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정사장의 가게는 처음 시작했던 때와 메뉴와 인테리어가 완전히 달라졌다. 조금씩 줄던 매출도 점차 늘기 시작했다. 정사장은 지난 2003년 종로3가 매장을 팔고 현재 마쪼 본점이 들어서 있는 종로1가의 4층 규모 빌딩을 30억원에 매입했다. 현재 이 빌딩은 싯가가 60억원에 이른다. ◇ 퓨전분식점 프랜차이즈화 나서=지난 3월 충무로 매장도 매각한 정사장은 종로1가 매장을 퓨전분식점으로 바꿔 9월에 새로 오픈했다. 베트남, 일본, 중국을 10차례 이상 방문해 베트남 쌀국수, 일본 삿뽀로 우동국물, 중국 칭다오 요리를 벤치마킹하고, 다양한 퓨전분식 메뉴를 추가했다. 마쪼는 우동, 라면, 김밥, 비빔밥, 덮밥, 육개장, 돈가스, 오므라이스, 스파게티, 캘리포니아롤 등 50여가지의 메뉴를 갖추고 있다. 마쪼는 모든 메뉴에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 재료를 사용해 맛을 내고 있다. 가격은 기존 김밥전문점이나 분식집에 비해 20~30% 가량 비싸지만 맛이 좋다는 입소문을 타고 마쪼 본점은 월 6,800만원의 매출과 2,500만원의 순익을 내고 있다. 정사장은 최근 체인본사를 차리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확보한 가맹점은 2개에 불과하지만 내년에는 1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가맹사업을 위해 예비 가맹점주를 교육하기 위한 실습공간을 마련하고, 식자재 공급을 위한 물류 시스템도 갖춰나가고 있다. 경기도 포천에 소스 제조공장 설립도 준비 중이다. “음식장사는 기본적으로 목이 좋아야 합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점포를 출점하고, 24시간 운영체제를 유지할 겁니다. 패밀리레스토랑과 분식집 사이의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해 프랜차이즈 사업에서도 반드시 성공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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