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중국계 기업을 새 주인으로 맞을 전망이다.
15일 쌍용차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의 고위관계자는 “매각 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쌍용차 매각을 위한 우선 협상자로 중국의 란싱(藍星)그룹과 상하이기차공업집단공사(SAIC) 등 두 업체를 추천 받았다”며 “16일 오전 채권은행단의 투표를 통해 두 업체 중 한 곳을 우선 협상자로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최종 입찰에는 중국의 두 업체를 비롯해 미국 GM, 프랑스 르노그룹 등 8~9개 업체가 참여했으나, 이 중 상하이기차공업집단공사와 난싱그룹 등 중국계 원매자가 다른 미국ㆍ유럽계 입찰자에 비해 높은 가격을 제시해 `양자구도`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새 주인이 중국업체 쪽으로 가닥이 잡힘에 따라 숙원 사업인 `중국시장 진출`의 확실한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쌍용차 관계자는 “내수업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국시장 진출이 절체절명의 과제였다”며 “중국계 업체서 인수하게 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쌍용차는 중국업체가 새 주인으로 나설 경우 인수 후에도 회사경영의 주도권을 당분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중국시장이 쌍용차가 주력으로 삼고있는 레저용 차량(RV) 분야에서 거의 미개척 상태로 쌍용차가 경영 및 기술 측면에서 주도적인 입장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우선협상대상자의 최종선정을 앞두고 두 업체의 장ㆍ단점을 검토하는 등 막판 저울질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것만 보면 란싱은 현 경영체제 유지 및 고용보장 의사를 내비친 점이, SAIC는 상하이-폴크스바겐, 상하이-GM 등의 합작법인을 갖고있어 GM과 폴크스바겐의 선진 자동차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간접적인 창구는 열려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다 란싱은 경영진 4~5명을 한국에 급파해 인수작업에 열의를 보이고 있는 점이, SAIC는 자회사인 후이쭝이 지난 2001년 쌍용차의 트럭, 버스 생산설비를 매입해 생산 중이며 내년 1월부터는 쌍용차의 미니밴 이스타나 설비를 추가로 매입, 생산키로 하는 등 쌍용차와 활발한 제휴관계를 갖고있다는 점이 또 다른 강점으로 꼽힌다.
한편 향후 쌍용차 매각절차는 16일 우선협상자가 결정되면 이 업체와 연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내 년초 최종 계약을 맺게 된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계약금이 없기 때문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뒤에도 가격 등 인수조건을 둘러싸고 진통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며 “채권단은 쌍용차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란싱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문성진기자 hnsj@sed.co.kr 한동수기자 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