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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후미 충격→'쾅' 소리 직후 침몰
민ㆍ군 합동조사단 발표… 사고 시각은 26일 21시22분 재확인"뭐에 맞은 것 같습니다!" 주요 통화 내용도 공개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
천안함의 사고시각에 대해 군이 26일 밤 21시22분이라고 재차 밝혔다.
사고 당시 천안함은 당직이 29명임을 고려할 때, 비상상황이 아닌 정상 근무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는 후미 충격과 함께 1~2초간 ‘쾅, 콰~앙’ 등의 소리가 났고 곧바로 정전과 동시에 일부 격실에 기름, 해수가 유입되면서 순식간에 천안함이 오른쪽으로 기울어졌다.
천안함 침몰관련 민ㆍ군 합동조사단은 7일 이 같은 내용의 ‘천안함 침몰사건 상황’을 발표했다.
합동조사단의 대변인인 문병옥 준장은 “사고 발생시각은 21시22분 경”이라고 밝힌 뒤 “천안함은 계획된 항로를 정상 항해했고, 승조원 역시 정상적인 일과 진행 및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1~2초간 쾅, 콰~앙’…사고 순식간에 발생= 사고는 9시22분 경 순식간에 발생하면서 바로 침몰했다. 당시 함장은 21시5분 경 함내 순찰을 마치고, 함장실로 들어와 컴퓨터 메일, 게시판, KNTDS 화면을 확인 중이었다.
사고 직후 함장실에 갇혀 있던 함장은 통신장 등 4~5명의 승조원이 내려준 소화호스를 허리에 묶고 갑판을 탈출했는데, 연돌 이후의 함미는 보이지 않았고, 약한 기름냄새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합조단은 천안함 사고 이후의 주요 통화 내용도 공개했다.
먼저 사고 발생 후 21시28분 경 천안함 포술대장이 핸드폰으로 2함대 상황장교에게 “배가 우측으로 넘어갔고, 구조가 필요하다”는 요청을 했고, 2함대 상황반장은 21시30분경 문자정보망을 이용해 대청도에 있던 고속정편대에 긴급출항지시를 내렸다.
또 21시30분 경 천안함의 전투정보관은 2함대 당직사관에게 “천안함이 백령도 근해에서 ‘좌초’ 돼 함정이 침몰하고 있으니 빨리 지원병력을 보내 달라”고 전화했고, 이에 2함대 지통실장은 인천 해경에 “현재 백령도 서방 우리 함정에서 ‘좌초되었다’는 연락이 왔는데, 일단 급한 상황이니 인근에 있는 해경 501함정, 1002함정을 백령도 서방으로 빨리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22시32분부터 22시42분에 2함대사의 22전대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통화한 내용도 공개됐다. 주요 통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뭐에 맞은 것 같습니다.”, “뭔거 같애?”, “함미가 아예 안보입니다.”, “어디? 함미 어디부터?”, “연돌이 안보여요. 고속정이나 RIB 빨리 조치해 주십시오.”,“생존자는?”라는 질문에 “58명이고 다수가 피를 흘리면서 못 일어서는 중상자가 2명 입니다.”라고 응답했다.
◇계획된 항로 정상항애…쟁점, 조목조목 반박= 합조단은 천안함 침몰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주요 쟁점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천안함의 항로. 북한잠수정과의 교전 등 특수임무수행 또는 높은 파도의 피항을 위해 백령도로 근접한 것은 아니냐는 논란에 대해서는 “특수임무나 피항이 아닌 2함대에서 지시한 정상 경비구역에서 정상적 임무수행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24일 변경된 2함대 지침에 의거해 새로 조정된 경비구역에서 작전을 하게 됐고, 함장은 부임 후 사고발생지역에서만 16회의 임무를 수행해 지리에 익숙했다고 덧붙였다.
사고시각 관련해서는 5가지 이유를 제시하면서 21시22분을 재차 확인했다.
KNTDS상 천안함으로부터 발신되는 위치신호가 21시21분57초에 중단됐고 ▦지진파 관측소에서 21시21분58초에 규모 1.5정도의 지진파를 감지한 것 ▦천안함과 2함대간 국제상선 검색망 교신이 21시19분 경에 이뤄졌고 ▦해병 6여단 경계근무자이 21시23분에 낙뢰 소리와 비슷한 소음을 1회 청취했고, 인근의 TOD운용병이 21시22분에 쿵 하는 소리를 듣고 21시23분 경에 TOD에 미확인 물체를 탐지 ▦생존자의 휴대폰 통화기록을 확인한 결과 21시14분~21시21분까지 8차례에 걸쳐 문자와 통화기록이 있는 것 등을 감안할 때 사고시각은 군이 밝힌 게 정확하다는 설명이다.
사고의 발생시간 변경으로 은폐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초기의 사고시간 혼선은 상황발생, 접수, 보고시간 혼동에 기인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부인했다. 또 ‘좌초’ 등의 용어 사용으로 상황전파의 혼선 관련해서는 “급박한 상황에서 경황이 없어 정확한 용어사용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2함대 당직사관은 천안함 전투정보관이 ‘조난’이라고 한 것을 ‘좌초’로 잘못 듣고 보고 및 전파를 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천안함의 승조원이 후타실에 있었던 것은 조타장치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당시 (후타실에)장교가 위치하지 않았고, 병력투입도 없어 긴급상황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TOD의 추가 영상이 있다는 의혹에는 “서버에 저장된 녹화자료까지 추가 확보했는데, TOD병이 버튼 작동을 늦게 해 녹화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함구령 지시는 없었고, 함정내의 기강문제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합조단, 민군 공동위원장 체제로= 합조단은 앞으로 선체 인양에 대비해 원인규명을 위한 정밀조사에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조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조사단장은 민ㆍ군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영키로 했다.
또 미국 등 각국의 전문가를 참여시키고 결과를 발표 할 때는 한글과 영문자료를 함께 작성, 공개해 국제적 공신력을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미국 해난사고 정밀조사팀을 합류시켰고, 한미 공동사고조사위원회도 구성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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