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소식을 접하고 안산 상록구에 있는 송호고는 하루 종일 뒤숭숭했다. 학부모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이 학교는 다음달 12일부터 2학년 학생 640명을 대상으로 3박4일간의 제주도 테마여행(수학여행)을 계획했다. 교통편은 갈 때는 여객선, 돌아올 때는 비행기를 계획했다. 이날 사고 소식이 들리자 송호고는 바로 여객선 편을 취소했다.
학교 측에 따르면 수학여행 교통편은 각 가정에 보낸 가정통신문 설문조사와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선정된다. 보통은 수학여행을 1년 앞두고 있는 1학년들에게 미리 설문조사를 하는데 이번 2학년의 경우 배편을 선호한 학생이 많았다. 교감은 "보통 지역·일정 등을 고려해서 계획하는데 배 편과 비행기 편이 비용상 큰 차이가 없어 학생들과 학부모의 의견을 반영해 교통편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송호고 2학년에 재학 중인 이모양의 학부모는 "아이가 배를 타본 적이 없어 배를 선택했는데 지금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며 "(단원고도) 아이가 갔을 수도 있는 학교이고 아이 친구들도 많이 있어 하루 종일 마음이 뒤숭숭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와 경기도 교육청에서는 수학여행이나 수련회를 계획하는 초중고교는 교육청 홈페이지에 행사 계획 단계부터 행사 종료까지 상세계획과 결과 보고를 올리도록 하고 있다. 학교는 상세계획에 인원·장소·일정·지도방침 등을 올리지만 교통편 같은 상세한 부분은 포함되지 않아 교육청에서도 따로 교통편 등 세부사항은 관리가 되고 있지 않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운영계획부터 만족도 조사까지는 일선 학교가 공개하도록 하고 있지만 자세한 교통편까지는 확인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고가 난 단원고는 지난 3년간은 교육청 홈페이지에 수학여행 운영계획을 올렸으나 올해는 올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