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마지막 사보에 이건희 회장 경영 철학 담아

'한국 1위' 만족 않고 혁신 박차… 글로벌 기업 키운 이야기 수록
스마트폰發 위기 대응 방향 시사


삼성그룹이 올해를 끝으로 폐간하는 사보 '삼성앤유'에 이건희(사진) 삼성 회장의 경영 철학을 담아냈다.

23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앤유 11·12월호는 '글로벌 시대를 연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한 글에서 이 회장을 주인공으로 다뤘다. 이 회장이 지난 1987년 아버지이자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뒤부터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나간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당시 이 회장에게 '세계 최고를 넘어서야 한다'는 목표는 생존의 문제와도 같았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한국 1위'만으로는 국내 시장에서조차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구성원들의 태도·인식·철학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를 토대로 오전7시 출근해 오후4시 퇴근하는 '7·4제'가 도입됐고 직원들에게 품질 개선의식을 심어주고자 불량 휴대폰 15만대를 불태우는 화형식을 치르기도 했다. 작업자 누구라도 결함을 발견하면 전체 생산공정을 중단시키는 '라인 스톱제' 같은 정책도 이때 나왔다. 당장 희생이 있더라도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야 한다는 이 회장의 절박감이 반영된 결과다. 뼈를 깎는 혁신에 힘입어 삼성은 이후 소니와 노키아를 제치고 애플과 함께 세계 최고 기업 반열에 올랐다고 이 글은 이야기한다.

이 회장의 기업가정신은 최근 스마트폰발 위기를 겪고 있는 삼성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시사하고 있다. 다시 한 번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호를 끝으로 폐간하는 삼성앤유는 2009년 7월 사내보 '삼성저널'과 사외보 '함께하는 사회'를 통합해 창간됐다. 격월로 발행되며 독자는 19만명에 달한다. 내년부터는 온라인 웹진 형태로 사보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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