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설치 미술의 진수 선봬

세계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설치작가 서도호(41)의 개인전이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지난 28일 오픈해 9월 7일까지 열린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개인전을 갖는 서도호는 외국에서 먼저 주목받은 작가로 해외에서 그의 작품을 접할 기회가 국내에서보다 많았다. 수 만개의 군대 인식표를 이어 붙여 옷 형상을 만든 작품을 내놓아 호평을 받은 제49회 베니스 비엔날레(2001)을 비롯해, 뉴욕 휘크니 미술관 필립 모리스 분관(2001), 뉴욕 현대미술관(2001), 도쿄의 NTT ICC, 런던의 서펜타임 갤러리(2002), 시애틀 미술관(2002) 등의 세계 주요 비엔날레 및 미술관에서의 전시를 통해 서도호는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 미술작가로 인정받아왔다. 특히 영국의 대표적인 현대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서펜타인 갤러리에서의 개인전은 갤러리 사상 최대 관객인 4만 6,000여명이 몰려들기도 했다. 서도호는 오는 9월에는 이스탄불 비엔날레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김선정 아트선재센터 부관장은 “서도호는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집단 속에서 야기되는 개인의 동질화와 차이, 집단적인 힘, 공간의 경험 등에 관해 관람객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말한다. 서도호의 다채로운 설치작업은 미술의 힘이 매우 새로운 형태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또한 시각적인 즐거움을 결코 놓치지 않으며 상징만으로 관객에게 난해한 질문을 강요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는다. 때문에 관객들은 그의 작품을 편하면서도 즐겁게 마주할 수 있다. (02)733-8945. <이용웅기자 yyong@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