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또 하나의 「코리안 벤처 신화」가 영글고 있다.자신이 창업한 회사를 대기업에 매각해 일약 억만장자의 대열에 올라선 김종훈(金鍾勳) 전 유리시스템 사장과 스티브 김 전 자이랜 사장.
두 김사장의 뒤를 이어 윌리엄 손(37·한국명 손우영) 네오포인트 사장이 미국 언론과 통신업계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어 주목된다. 네오포인트는 설립된 지 이제 1년을 갓 넘은 신생기업. 그러나 올해 매출 예상치가 「최소 1억달러」이다.
특히 孫사장의 경우 한 때 국내에서 사업을 펼친 적이 있고, 지금도 국내업체와 직접적인 제휴 관계를 맺고 있어 앞으로 우리나라 정보통신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네오포인트는 뛰어난 기술력과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세계 휴대폰 시장의 큰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미래의 휴대폰은 음성 위주의 전통적인 휴대폰에다 PDA(휴대용정보단말기)와 인터넷을 결합한 형태. 이른바 「웹폰」(우리말로는 인터넷 휴대폰)이다.
네오포인트가 주목받는 것은 미국 통신업계에서 이 분야 선두업체로 뚜렷이 인식되고 있기 때문. 뉴욕타임즈는 최근호에서 에릭슨·모토롤러 등 세계적인 회사의 웹폰과 이 회사의 제품을 비교하고 『네오포인트는 차세대 휴대폰의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거의 단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업 애널리스트(분석가)들의 분석도 마찬가지다. 몽고메리 증권의 마크 메케니부사장은 『네오포인트는 날개를 단 셈』이라며 『엄청난 히트』를 확신했다. 또 골드만 삭스의 로버트 호매트 부회장도 『네오포인트의 신기술은 환상적이기까지 하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나스닥 등록을 고려중인 이 회사가 한 금융기관에 의뢰한 결과 네오포인트의 기업가치는 4억달러 이상의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생기업에 대한 평가로는 극히 이례적이다.
언론과 애널리스트의 고평가가 결코 호들갑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은 벌써 나타나기 시작한 매출실적. 네오포인트는 이제 막 제품을 선보였는데 이미 미국 3대 통신회사인 스프린트와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에만 올해 8,000만 달어 어치를 공급키로 했으며, 현재까지 계약 물량이 총 1억50만달러 어치다.
네오포인트는 올해 주문받은 물량을 모두 LG정보통신을 통해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 방식으로 생산한다. LG정보통신이 최근 발표한 인터넷 휴대폰인 「싸이언 스마트폰」 역시 사실은 이 회사의 제품을 한글화한 것이라고 손사장은 말했다. LG정보통신은 네오포인트 설립 당시 800만달러를 투자한 대주주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또 하나의 코리안 벤처 신화는 이미 시작됐다. /이균성 기자 GSLEE@SED.CO.KR
◇윌리엄 孫은 누구인가
윌리엄 손은 이미 국내 통신 전문가들에게는 상당히 알려진 인물. 네오포인트(창업당시 회사이름은 IGS였으나 네오포인트가 언론의 각광을 받자 회사명을 네오포인트로 바꿨다)를 설립하기 전에 퀄컴 한국지사장으로 일했기 때문이다. 휴대폰 분야에서는 전문가였던 셈이다.
孫사장은 경기고 2학년 때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갔다. 샌디에이고에 있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을 졸업하고 퀄컴에서 일했다. 그 뒤 95년부터 97년까지 퀄컴 한국지사장을 지내다 97년말 도미, 네오포인트를 설립했다.
孫사장은 지체 부자유자다. 오른발을 심하게 전다. 그때문에 孫사장은 지금도 국내에서 지체 부자유자를 위한 후원사업도 하고 있다.
孫사장의 꿈은 한국의 벤처기업가를 발굴하는 것. 방한중인 孫사장은 『한국에는 우수한 인재가 많지만 기를 펴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며 『이들이 아이디어를 살려 창업할 수 있도록 적극 돕고 쉽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에서 벤처신화를 이룩하고 싶은 사람들이 연락해주기를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孫사장의 연락처는 미국 619-678-3030. 전자메일 주소는 WSON@NEOPOINT.COM이다. /이균성 기자 GS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