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작품·오락성겸비 흥행작 출시 봇물

엘리펀드맨·선물등 내달 잇달아 선보여일찍 찾아온 더위때문일까. 비디오업계의 5월 마지막 주와 6월은 전형적인 비수기. 그러나 올해는 그렇지 않을 듯하다. 작품성 오락성이 겸비된 볼만한 영화들이 풍성하게 쏟아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영화마을의 이인숙씨는 "6월은 7,8월 여름방학시즌 성수기에 앞서 작은 영화들이 출시돼왔던 예년과 다르게 올해는 라인업이 좋다"면서 "지난 3월부터 떨어졌던 대여율이 6월 접어들면서 올라가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달 말과 6월 출시를 기다리는 작품들은 훈훈한 감동을 선사하는 '스페이스 카우보이'(워너), 고전영화의 매력이 물씬 풍기는 색감과 음악이 빛나는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대표작 '엘리펀트 맨'과 알래스카 광활한 설원을 배경으로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두 여인의 자아찾는 모습이 찡한 '연어알'(이상 영화랑), 인간복제에 대해 다시금 생각케 했던 액션'6번째 날'(콜럼비아), 노장들의 꿈, 음악을 다룬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아틀란타), 여자가 된 멜 깁슨'왓 위민 원트'(DMV), 이정재와 이영애의 안정된 연기가 돋보이는 '선물'(폭스), 영화 매니아들이 발이 부르트도록 찾아 헤맸던 무협 '협녀'(영화랑), 맥 라이언과 러셀 크로의 사랑과 액션'프루프 오브 라이프'(워너), 베네치오 델 토로의 매력이 물씬 풍기는 '트래픽'(엠브이넷)등이 있다. 우선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제작ㆍ 감독ㆍ주연의 1인3역을 맡았고 '도망자''맨 인 블랙'의 토미 리 존스가 우주를 배경으로 활약한 SF액션 '스페이스 카우보이'는 광활한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흐르는 명곡 '플라이 투 더 문'의 색다른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군 제대 이후 각자의 길을 가고 있던 60~ 70대 노령의 4명이 고장 난 구 소련 통신위성을 수리하기 위해 다시 뭉친다. 이 안엔 지구의 생존을 위협할 6개의 핵탄두가 탑재돼 있고 지구와의 충돌을 막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 19세기 런던 다발성 신경섬유종증이라는 희귀한 병 때문에 기형이 된 불행한 사나이 존 메릭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엘리펀트 맨'은 중산층의 정신병적인 심리적 긴장을 읽어내는 솜씨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데이빗 린치 감독의 독특한 미학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파리 텍사스'의 빔 벤더스감독의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은 90을 바라보는 노장의 쿠바 뮤지션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집중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1950년대식 낡은 스튜디오 녹음실, 그곳에서 그동안 세상에 잊혀져 있었던 그들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멋진 하모니와 즉흥 연주로 음반사에 길이 남을 걸작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을 만들어낸다. '브레이브 하트'의 멜 깁슨과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히로인 헬렌 헌트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왓 위민 원트'는 액션 위주의 블록버스터들로 굳어져 온 멜 깁슨의 이미지 변신이 볼거리. 상대편 여자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바탕으로 사랑을 얻기 위한 싸움을 벌이는 좌충우돌하는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보여진다. 올초 한국영화의 주류를 이룬 멜로 영화에서 단연 선두를 지킨 '선물'은 죽어가는 아내를 위해 마지막 선물을 준비하는 무명 개그맨의 사랑이야기를 잔잔히 다룬 작품이다. 눈물과 웃음이 공존하는 이 영화의 중심축은 통곡을 해도 시원잖을 판국에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표정으로 사람들을 웃겨야 하는 개그맨이 죽어가는 아내와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과정이다. 여기에 어쩌다 엮인 사기꾼 일당이 주인공 정연의 첫사랑을 찾아주는 과정이 또 하나의 축을 이루면서 영화를 받쳐준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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