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의 국내 투자는 수년째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업체 가운데 61.9%가 해외 직접투자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해외 투자계획을 가진 기업 가운데 93.3%는 “3년 내에 투자를 실행할 것”이라고 대답했고 57%는 “연내 집행할 것”이라고 밝혀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이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는 경제시스템의 국제화에 대응해 해외에서 사업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 많지만 국내의 불리한 경영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가는 경우도 적지않아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해외로 나가는 이유에 대해서는 ‘현지시장 진출’을 내세운 기업이 40%로 가장 많았고 저렴한 인건비, 낮은 세율 등 해외의 나은 경영환경(37.6%), 기업규제ㆍ강경노조 등 불리한 국내 여건(6.7%)이 뒤를 이었다.
투자대상국은 중국(48.8%)과 동남아(29.8%)가 대부분을 차지했고 북미(11.9%), 유럽(6.5%)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불리한 국내 기업여건 때문에 외국인들의 국내 직접투자는 정체상태를 보이는 반면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은 갈수록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산자부에 따르면 외국기업의 국내 투자금액은 지난 2001년 112억8,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12억3,000만달러로 0.4%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국내 기업의 해외투자는 63억6,000만달러에서 184억3,000만달러로 189.8%나 늘었다.
황인학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글로벌 경쟁환경에서 현지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에 직접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불리한 국내 투자환경 때문에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은 문제”라며 “최근 일본이 수도권 규제완화에 나서면서 해외 제조업 생산시설이 국내로 다시 돌아오고 있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본부장은 이에 따라 “열악한 국내 투자환경을 재정비하고 대형 투자를 저해하는 수도권 입지 규제 등에 대해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