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 기간 연장하며 공모했지만…

민간전문가 "들러리 안선다" 외면

‘들러리를 서지는 않겠다.’ 재정경제부가 공석인 국제업무정책관에 대해 응모기간을 연장하면서까지 공모를 실시했지만 민간전문가들은 모두 외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업무정책관은 재경부 내 국제금융국과 경제협력국을 아우르는 책임자로 제2차관보로 불리며 민간에 개방된 최고위 공직이다. 재경부는 4일 개방직위인 국제업무정책관 공모를 연장해 실시했지만 민간의 응모는 없었다고 밝혔다. 재경부는 지난 8월21일부터 27일까지 1차 공모에 나섰으나 민간전문가의 신청이 없자 지난달 31일까지 공모를 연장한 바 있다. 민간의 참여가 불발로 끝나면서 차기 국제업무정책관은 공모에 응한 허경욱 국제금융국장, 강호인 정책기획관, 국민경제자문회의에 파견 나간 김익주 국장 등 재경부 출신 3명으로 좁혀졌다. 하지만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경기고 후배인 허 국장으로 사실상 결정됐다는 게 재경부 내 분위기다. 실제 국제금융 및 외환정책을 주무르고 외국인 투자와 FTA 등 대외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요직으로 임기 2년이 보장된 국제업무정책관에 민간전문가들의 응모가 전무했던 이유도 일찌감치 후임자로 허 국장이 내정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소문이 퍼져나갔기 때문으로 재경부는 분석하고 있다. 7월 말 전임 김성진 국제업무정책관이 조달청장으로 승진하자마자 허 국장의 승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대부분의 언론을 통해서도 알려진 바 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공모직인데도 후임자에 대한 내정설이 워낙 강하게 퍼지면서 민간전문가들이 ‘들러리를 서지는 않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면서 “재경부 출신으로 응모한 일부 인사도 단지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접수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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