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폭우·물가 급등에 흔들린 '추석 민심' 한나라 의원들 피해지역 돌며 연휴 보내 "공정 사회론 뿌리 못내렸다" 평가도 민주당엔 "비판만 말고 대안 제시를" 주문
입력 2010.09.23 17:39:02수정
2010.09.23 17:39:02
기습 폭우가 민심까지 흔들었다.
여야 의원들이 23일 각 지역구에서 전한 민심과 누리꾼이 각 정당에 올린 글을 토대로 한 올해 추석민심이다. 특히 올 추석에는 기습 폭우로 물난리와 물가급등으로 인한 불만을 토로하는 국민이 많았다.
◇폭우, 4대강에 불똥(?)=추석 당일(22일)을 비롯해 연휴 초반 내린 기습 폭우는 경기 및 서울 강서 지역을 중심으로 큰 피해를 낳았다. 이로 인해 이 지역 의원들은 침수 지역을 돌며 연휴를 보냈다. 화난 시민들은 4대강 사업보다 하수시설 확충이 먼저라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원희룡(서울 양천갑)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트위터에 당 지도부와 함께 서울 양천구 신월동 침수피해 현장에 다녀왔다면서 "103년 만의 기습폭우라고 하지만 많은 경우 빗물이 하수구 유입구로 역류하면서 침수가 발생했다"며 사전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선동(서울 도봉을) 한나라당 의원은 통화에서 "폭우가 쏟아지고 채소ㆍ과일 값이 오른 때 맞이한 추석이어서 서민들이 더 힘들어 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용태(서울 양천을), 구상찬(서울 강서갑)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대형 저류조를 만들고 하수 본관과 지류에 대한 전면 교체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트위터에 "쓸데없는 전시행정보다 시민에게 필요한 것은 하수정비"라면서 "이번 폭우의 교훈은 '4대강에 쏟아부은 22조원 예산, 물 폭탄 돼 떨어지더라'다"라고 꼬집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트위터에 "갑작스러운 폭우로 하수관이 넘친 곳은 많지만 한강은 범람하지 않았다"면서 어디를 먼저 손봐야할지 가르쳐주고 있다"고 4대강 본류 사업을 에둘러 비판했다. 서울지역의 한 한나라당 초선의원은 "4대강보다 하수구 먼저 공사하라는 피해 주민의 쓴소리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공정사회 '아직 멀어'=대부분의 여야 의원들은 서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공정 사회론'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 또한 민주당을 향해서는 비판만 말고 대안을 제시하라는 주문이 많았다. 황우여(인천 연수) 한나라당 의원은 "공정 사회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는데 아직은 바닥 정서까지 뿌리내린 것 같지 않다"고 해석했다. 김동철(광주 광산갑) 민주당 의원은 "재래시장 상인들은 국회에서 기업형 슈퍼마켓(SSM)규제법을 통과시키지 않은 점을 질타했고 서민들은 예산 없이 복지를 하겠다는 게 친서민 정책이냐고 되묻는 분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누리꾼 'cyon2001'은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1년 넘게 임금체불을 당하고 있다면서 "추석 때 친척모임과 동문회에서도 임금체불 이야기가 나왔는데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지지역인데도 현 정부와 여당이 뭘 해도 못 믿는다고 하더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반면 민주당도 쓴소리를 들었다. 이춘석(전북 익산갑) 민주당 의원은 "쌀값 폭락 대책이 없다며 욕을 많이 얻어 먹었다"면서 "민주당도 문제가 많다고만 하지 말고 해결책을 제시하라는 요구가 많았다"고 전했다. 박지원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민주당이 여당과 야합하는 정치공학에 몰두한다는 한 시민의 글에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정치인은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구비하라 하셨는데 민주당은 야당이고 현실은 이 대통령과 각을 세우다 보니…"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