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유학ㆍ해외여행ㆍ송금 등으로 해외로 나간 돈이 지난 5월까지 10조원에 이르는 등 국내 자본유출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전체 인구 대비 출국자 수 비율도 일본을 뛰어넘어 자본유출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20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개인들이 해외로 유출한 자본은 국제수지상 80억7,000만달러(9조3,369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유학ㆍ연수경비로 나간 돈이 8억9,000만달러(1조297억원)로 지난해보다 32.9%나 급증했다. 해외여행으로 나간 돈은 34억8,000만달러(4조253억원)로 14.5% 늘어났고 일반 개인송금은 30억달러(3조4,710억원)로 9.1% 늘었다. 이민ㆍ교포의 재산 반출로 인한 자본이전도 7억달러(8,099억원)로 27.3%나 증가했다.
이와 관련,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국내 수요가 줄어든 대신 해외 소비가 늘어났다”며 “심지어 의료비만도 1조원대에 육박한다는 추정도 국내 의료계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최근 내수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자녀유학비ㆍ관광 등 해외 지출을 꼽으면서 소득증가가 없는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국내 소비보다 해외 지출이 늘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출국자 수 비중도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거나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재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02년 인구 대비 출국자 수 비율은 15.0%로 일본(12.7%)보다 높았으며 주요 선진국인 호주(17.7%), 미국(20.3%)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