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품예찬(?)

새로운 것은 좋다. 새 것은 세련되고 깨끗하며 누구에게나 호기심을 유발시키고 즐거움을 준다. 새 집, 새 가구, 새 자동차….첫 대면의 설레임은 살아가면서 즐길 수 있는 커다란 기쁨 중의 하나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어린시절 새 신발, 새 옷을 머리맡에 두고 잠을 설치던 밤을 우리는 아직 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새 것은 시간이 지나면 낡은 것이 된다. 새 것과 낡은 것의 사이에는 단지 시간만이 존재 할 뿐이며 시간은 어느 곳에서건 끊임없이 흘러갈 뿐이다. 이제 서서히 1999년도 한해의 마지막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이 해가 저물면서 우리는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로 마음이 두근거릴 것이다. 더구나 새 천년을 맞이함에랴. 하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우리의 관심은 다시 반복의 굴레에 묻힐 수도 있으니 새 것에 대한 찬사는 얼마나 가볍고 실없는 짓인가. 이제 새 것에서 낡은 것으로의 변화를 시간의 자연스런 흐름으로 담담히 받아 들이자. 새로운 것의 세련미에 훈훈한 정감과 노련함이 조화된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지금보다 휠씬 아름다워 질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시간의 무게, 시간이 주는 의미는 아닐까. 이제 곧 뉴 밀레니엄 개막과 함께 새로운 것들이 많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이전 것들은 낡은 것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늙은이도 젊은 시절이 있었고 젊은이도 언젠가는 늙어가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이제부터라도 새 것과 낡은 것 사이에 더이상의 반목과 경시가 아닌 조화와 포용이 숨쉬기를 새로운 세기를 앞둔 이 시점에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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