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세계 무기 판매량은 줄었지만 미국의 무기수출액은 되레 급증, 세계 무기거래의 2/3 가량을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는 6일(현지시간) 미 의회 조사국의 연례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 무기판매 규모가 2007년(254억 달러)보다 48% 증가한 378억 달러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절반을 밑돌았던 미국의 세계 무기시장 점유율은 68.4%로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전 세계의 무기 판매액은 552억 달러에 그치며 2007년보다 7.6% 감소, 2005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의회조사국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각국이 무기 구매를 꺼리며 지난해 전 세계 무기 판매량이 감소했다"며 "하지만 미국의 무기 판매량은 전 세계적인 경향과 반대로 가며 특별히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미국에 이어 이탈리아가 지난해 37억 달러 어치의 무기를 판매하며 총 판매 2위에 올랐으나 규모는 미국의 1/10 수준에 불과했다. 러시아의 무기 판매량은 2007년 108억 달러에서 35억 달러로 급감하며 3위에 그쳤다. 미국의 무기 판매액이 이처럼 급증한 것은 중동과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신규 무기 주문이 이어진데다 기존 미국산 무기 구입 국가들의 유지 및 업그레이드 비용 등이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신흥국가 중에서는 아랍에미리트연합(97억 달러), 사우디아리비아(87억 달러), 모로코(25억 달러) 등 중동 국가들의 구매가 가장 두드러졌다. 이로 인해 개발 도상국들의 지난해 무기 구매 규모는 총 422억 달러에 달하며 2007년(411억 달러)과 비교해 유일하게 늘었다. 미국은 지난해 개발도상국과도 296억 달 규모의 무기 계약을 체결하며 개도국 무기 계약의 70.1%를 차지했다. 미국이 전세계는 물론 신흥국 무기 판매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하면서 개도국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이 무기 판매와 함께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개도국 무기 시장은 그간 세계 무기 강국들의 가장 큰 각축장 역할을 해 왔다. 미국은 지난해 아랍에미리트 연합과 65억 달러의 대공시스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모로코와 21억 달러 규모의 전투기 계약, 대만과 20억 달러짜리 공격용 헬기 계약을 맺었다. 인도ㆍ이라크ㆍ사우디ㆍ이집트ㆍ한국ㆍ브라질 등도 미국과 대규모 무기 계약을 체결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신흥국가에 33억 달러 어치의 무기를 판매하며 개도국 판매 2위(7.8%)에 올랐다. 신문은 러시아가 기존 고객인 중국과 인도 외에도 베네수엘라 등 남미 국가들과의 계약 체결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는 지난해 개도국에 25억 달러의 무기를 팔아 3위(5.9%)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