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가 연일 폭락하자 공격적으로 주식자금을 대출해준 저축은행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17일 금융계와 감독 당국에 따르면 일부 저축은행들은 주가가 급락하자 담보로 잡은 주식을 처분해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코스닥 종목들의 경우 매수세가 전혀 없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통에 그대로 저축은행의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들의 경우 주가가 폭락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손실을 입어 감독 당국이 현장 점검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업계는 주식자금대출 영업을 사실상 중단했다.
현재 경기저축은행이 363억원의 주식자금대출을 해준 것을 비롯, ▦제일저축은행 300억원 ▦미래저축은행 300억원 등 18개 저축은행이 3,800억여원의 주식 관련 대출자산을 갖고있다. 이들 저축은행은 개인 등을 상대로 최고 24%의 이자로 원금의 300~400%까지 대출을 해주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올들어 PF대출 및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마땅히 자금을 운용할 대상을 찾지 못하자 고금리 주식자금대출로 짭짤한 이익을 챙겼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가 급락과 함께 이 같은 주식대출이 부실자산으로 전락할 조짐이다.
안양저축은행은 전체 여신의 10%인 180억원을 주식대출로 운용해왔으나 지난 16일 주가 폭락에 따른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하루 동안 무려 30종목을 강제 처분했다. 저축은행은 주가가 떨어지면 해당 종목의 반대 매매를 통해 대출금을 회수한다.
하지만 일부 주식은 유동성이 떨어지는 중소 코스닥 종목으로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주가 급락은 곧 저축은행의 대규모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일부 저축은행들의 경우 주가 급락과 함께 상당한 대출 손실이 발생하자 감독 당국이 서둘러 현장 실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저축은행은 금융감독 당국의 행정지도로 주식대출을 아예 중단했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중소 코스닥 종목은 최근과 같이 주가가 폭락할 때는 거래가 아예 이뤄지지도 않기 때문에 그대로 대출 손실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담보로 4,000만원을 빌려줘 총 5,000만원을 특정 주식에 투자했지만 하한가를 2번 기록하면 계좌잔고는 3,600여만원으로 떨어져 400여만원의 대출 손실이 발생한다.
증권사가 신용융자로 원금의 2~3배를 주식자금으로 빌려주는 데 반해 저축은행은 최고 5배까지 대출해주고 대출한도도 개인당 3억원에서 최고 5억원으로 운용하고 있다. 또 증권사 신용융자가 증권사별로 투자 종목을 제한하고 최대 6개월까지만 빌려주는 반면 저축은행의 주식 매입자금은 일부 관리, 투자 유의 종목을 제외한 거의 모든 종목에 투자할 수 있고 대출기간은 무려 1년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