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ㆍ영 주도 이라크 공격 계획 급제동

미ㆍ영 주도의 이라크 공격 계획에 급제동이 걸리고 있다.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됐던 터키 내 미국 주둔 허용안이 터키 의회에서 부결되고 이라크는 유엔 요구를 받아들여 금지 미사일을 폐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랍연맹도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라크 정부는 2일 유엔이 금지한 `알 사무드2 `미사일 6기를 유엔 감독하에 추가로 파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앞서 1일에도 이라크는 같은 종류의 미사일 4기를 폐기한 것으로 유엔이 공식확인 했다.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은 이라크의 마사일 파괴 수용에 대해 “전정한 무장해제를 위한 의미 있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물론 미국은 이라크의 이 같은 조치가 거짓으로 포장한 선전에 불과하다고 일축하고 후세인 축출만이 미국의 군사공격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터키의회는 1일 정부가 제출한 이라크전 수행을 위한 미 지상군 주둔 허용안에 대해 부결 결정을 내렸다. 이번 안건의 골자는 전쟁에 따른 터키의 경제 충격을 덜어주기 위해 미국이 150억 달러를 지원한다는 것이었지만 이슬람계 의원들이 주도해 전쟁반대 표결을 이끌어 낸 것이다. 이처럼 터키 의회가 미군 주둔 허용을 부결시킴으로써 미국의 이라크 공격 계획에 적지 않은 차질이 예상된다. 터키의 미국 주둔 불허 방침에 맞춰 아랍 국가들도 이라크에 대한 전쟁 및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축출하려는 미국의 위협을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아랍연맹 22개 정상들은 1일 홍해 샤름 엘세이크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이라크에 대한 어떤 군사적인 행동에 반대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으며 전쟁을 피하기 위한 무기사찰에 좀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운식기자 woolse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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