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상승랠리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의 매수세로 수급이 개선되면서 “증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코스피 1,200선 중반까지는 상승 가능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상승세가 일시적이고 제한적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거래량도 좀처럼 증가하지 않고 있으며 옵션만기일(8일)과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4ㆍ4분기 실적발표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외국인 매수로 수급 숨통 트이며 상승세 이어져=이번 랠리는 외국인 매수세로 수급에 숨통이 터지면서 이전에 비해 상당히 강한 모습이다. 특히 외국인들이 반등이 약했던 IT주를 집중 매수하면서 전체적으로 IT업종이 장을 이끄는 형세다. 6일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속에 전날보다 20.71포인트(1.76%) 상승한 1,194.28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장중 1,203포인트까지 치고 올라갔으나 개인들이 무려 7,500억원에 이르는 차익매물을 쏟아내 상승폭이 줄었다. 외국인은 최근 5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며 모두 1조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개인은 이에 맞서 지속적인 순매도로 이 기간 동안 1조7,0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피 1,250선이 연초랠리 한계=이날 지수는 올랐으나 종가 기준으로 또다시 1,200선 돌파에 실패하면서 1,200의 강한 저항을 맛보아야 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중순에도 1,200 부근까지 상승했다가 이내 하락세로 돌아서며 1,100 초반까지 미끄러진 바 있다. 코스피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0월21일 이후 1,200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기호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을 중심으로 수급이 개선되면서 며칠간 증시가 상승세를 탔다”며 “앞으로 옵션만기일이나 실적시즌 등을 감안할 때 단기 불안감이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거래량 역시 하루 평균 3억~4억주에 불과한 점도 이번 상승세의 의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거래량은 약세장에서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 꼽히는데 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증가세는 미미한 수준이다. 또 최근 프로그램 매수세를 감안할 때 이달 옵션만기일을 겨냥해 약 1조원가량의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도 부담이다. 따라서 증시가 추가 상승하더라도 그 폭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시적 유동성으로 증시가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펀더멘털이 1ㆍ4분기까지 부진해 1,250선 이상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분석했다. 성진경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금리인하 기대감 등 재료가 소멸되면 상승탄력을 둔화될 것으로 보여 추가 상승시 1,250선이 한계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적시즌 앞두고 조정압력 커져=이번주에 증시가 좀더 상승세를 타더라도 다음주부터 2008년 4ㆍ4분기 실적발표 시즌에 돌입하는 점은 가장 큰 장애물이다. FN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분기 국내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은 14조7,000억원대로 전기에 비해 11.4% 줄고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1.4%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도 지난 분기에 국내 경제성장률이 9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밝혔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기업들의 실적이 계속 하향 조정 중이고 예상치보다 밑돌 가능성도 있는 등 아주 좋지 않는 상황”이라며 “최근 주가 상승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생겨 다음주 실적 시즌에 조정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