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날 공개한 2차 남북관계 발전계획은 정부 대북정책을 포괄적으로 담고 세부 내용은 향후 구체화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둔 것이 특징이다. 이 중 5·24조치 해제 가능성을 염두에 둔 남북경협 부문이 가장 눈에 띈다.
◇5·24조치 해제 후 청사진 공개=계획서는 '여건 조성시'라는 전제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남북경협 확대시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대북정책을 보다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중 개성과 평양을 잇는 고속도로와 개성과 신의주를 잇는 철도를 개보수하겠다는 계획은 북한의 철도사업에 관심이 많은 중국 측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러시아와 한반도를 잇는 철도 구축계획인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의 관련성 또한 러시아를 비롯한 주변국의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 남북경협 이상의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
향후 남북 간 경제협력 재개 및 대북투자 허용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은 5·24조치 해제 후 남북경협에 사용될 밑그림을 제시했다는 데서 눈여겨볼 부분이다. 정부가 5·24조치 해제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대북정책을 추진 중이라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0년 천안함 피격 이후 발효된 5·24조치는 북한 지역에 대한 추가 투자를 금지, 지금껏 남북경협의 발목을 잡아왔다. 다만 최근 들어 남북경협 활성화를 통한 북한의 개방개혁을 유도하려면 5·24조치 해제는 필수라는 지적이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각층에서 힘을 얻고 있다.
이번 계획서를 통해 우리 정부가 북한 지하자원 관리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 또한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 실제 계획서 작성에 참여한 해양수산부는 통일시대를 대비해 대북 수산업 지원 및 남북 간 해운 활성화를, 산업통상자원부는 경공업 및 지하자원 협력사업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광물자원은 북한 전체 대외무역량의 50~6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가 통일될 경우 훨씬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지하자원을 중국이 헐값에 사들이고 있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나오는 상황이다.
◇드레스덴 구상 현실화에도 초점=드레스덴 구상 현실화를 위한 '대화' 공세도 눈에 띈다. 계획서는 고위급 대화 채널 상설화는 물론 남북합의이행점검단을 운영, 남북 간 대화 활성화는 물론 대화의 질 또한 높일 방침이다. 또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한 사회문화 교류를 추진하고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방안을 언급하며 낮은 수준에서부터 남북이 교류를 할 수 있게 한 것도 드레스덴 선언 구체화를 위한 방안으로 해석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