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스탄불 국제공항서 대형 화재

화물구역서 거대한 불길… 2천명 대피 3명 부상

터키 이스탄불 `아타투르크' 국제공항화물 구역에서 24일 대형 화재가 발생, 공항 직원 등 2천명이 대피하고 항공기 운항이 지연되는 등 큰 소동을 빚었다고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이날 불로 현장에 있던 인부 3명이 부상했으나 사망자는 없었으며, 건물 안에 있던 직물류 등 상당량의 화물이 불에 타는 등 수백만 달러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터키 민영 NTV에 따르면 불은 이날 오후 3시30분께(현지시각) 공항 내 연료 저장고가 있는 구역에서 시작됐으며, 검은 연기와 함께 화염이 200m 높이까지 치솟으면서 불길이 번져 나갔다. 이날 검은 연기는 공항에서 10㎞ 떨어진 곳에서도 육안으로 보일 정도였다. 현장에서 일하다가 대피한 공항 인부 오메르 토플라르는 "거대한 검은 연기가 치솟으면서 전선이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고 말했다. 현장 인부들은 이날 불길이 치솟은 지 5분 만에 15만㎡ 면적의 구역이 연기에 휩싸였으며, 목격자들은 화물 창고 건물 일부가 불에 타면서 쓰러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불이 나자 공항측은 화물 구역 안에 있던 비행기들을 신속히 안전지역으로 옮겼으며, 일부 항공기의 운항이 지연됐지만 대부분 큰 차질은 없었다. 바리스 토자르 교통부 차관은 "항공기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화재 초기 NTV는 국제 화물을 저장하는 2층 건물에 일부 인부들이 고립돼 있다고 보도했으나, 당국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터키 소방 당국은 소방차와 항공기 수십 대를 동원, 화재가 인근 여객 터미널로 번지는 것을 막았으며, 특히 항공기는 인근 마르마라 해역에서 6t 가량의 바닷물을 싣고 와 화재 현장에 쏟아붓는 등 4시간 동안의 진화작업 끝에 불길을 잡았다. 당국은 테러나 근로자들의 사보타주의 가능성은 배제한 채 전기 누전이나 용접불꽃 등이 원인이 돼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피크레트 카사포글루 이스탄불 부지사는 "사보타주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며 "내부에 여러 종류의 인화성 물질이 있었던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화재가 난 건물은 외국에서 도착하는 항공화물을 취급하는 곳으로, 군용기 격납고와 인접해 있다. 아타투르크 국제공항은 터키의 국내 및 국제 항공기 운항의 허브 역할을 하는대형 공항으로 연간 수백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최근 터키에서는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과 쿠르드노동자당(PKK)의 테러와 폭동이 잇따르면서 관광지나 공공 건물 등에 대한 테러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