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즐기는 펀골프 전파"

[골프와 사람] 박경호 레슨 프로골퍼


"평생 즐기는 펀골프 전파" [골프와 사람] 박경호 레슨 프로골퍼 골프가 인생과 비슷하다고 하는 것은 그 주인공이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똑같다'고 말하지만 골프나, 인생 모두 그 한 가운데 사람이 있어서 쉽게 버릴 수 없다. 스윙과 샷에 몰두했던 한창 시즌이 지난 지금 사람에 집중한 골프 이야기를 풀어가려 한다. 골프로 삶이 달라진 이들을 인터뷰로 만난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97년 행정고시 합격, 98년부터 농림부 사무관으로 근무, 2000년부터 보스턴 컨설팅그룹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활약.' 레슨 프로골퍼 박경호(38ㆍ사진)씨의 이력이다. 行試합격에 컨설턴트 이력 작년부터 티칭 프로로 활약 "제대로 된 스윙의 잠재력 사람은 누구나 갖고 있어" 남들이 평생 목표로 삼기도 하는 고시 패스와 경영 컨설턴트를 모두 뿌리치고 그는 지금 다른 사람의 골프 스윙을 고쳐주며 살고 있다. SBS골프채널 '프로 따라잡기'코너를 진행하고 컬럼을 쓰며 간혹 강의도 하고 올해부터 신한은행 프라이빗 뱅킹 고객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필드 레슨을 하기로 한 것 등도 그의 일이다. 그가 인생을 바꾼 데는 2003년 말쯤의 어느날 라운드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당시 박경호씨는 일을 모두 그만 두고 행정고시 동기생인 아내의 하버드 연수 길에 동반해 MIT, 하버드 등의 비즈니스 스쿨에 원서 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끊임없이 장난치며 경쟁하던 78세 할아버지와 18세 손자, 그들을 웃으며 바라보던 40대 아버지 등 한 가족을 동반자로 만났던 그는 입학 원서에 첨부할 에세이의 한 대목인 '인생의 궁극적 목표가 무엇인가'라는 문제의 답을 찾아냈다고 한다. "내 목표는 나이 70에 손자와 라운드하며 69타 치는 것이 됐다"는 게 그의 말이다. 온 가족이 평생 즐길 수 있는 골프를 전파하고 '펀(Fun) 골프'를 스스로 실천하겠다는 의미다. "벌타까지 더해 126타"를 쳤던 박경호씨는 2004년 독학으로 80타대에 진입한 뒤 2005년 샌디에이고 골프아카데미에 입학했고 2006년 티칭 자격을 따서 졸업했다. 그는 "잘하고 싶다는 마음만 앞서면 스트레스를 받지만 재미를 붙이면 열심히 하게 되고 저절로 잘된다는 인생의 새 패러다임을 깨달은 것이 그때"라고 회상했다. 이어 "공무원이나 경영 컨설턴트로 일할 때는 서류 작업이 지겹기만 하더니 요즘은 밤 새는 줄도 모르게 재미있다"며 연신 마우스를 눌러 골프 이론을 정리한 파일과 각종 컬럼 들을 열어 보였다. 박경호씨는 나름의 이론을 조목조목 설명했지만 가장 강조한 것은 "아무리 좋은 이론도 전달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제대로 된 스윙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그는 "실제 라운드에서 그 잠재력이 꽃필 수 있도록 살짝 건드려주는 것이 레슨가의 할 일"이라고 말했다. "슬라이스로 고민하던 한 기업가가 필드레슨을 받은 뒤 '내 평생 가장 즐거운 라운드였다'고 말해줄 때 가장 행복했다"는 박경호씨. 그는 "그 행복감을 여러 사람이 느끼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진영 골프전문 기자 eaglek@sed.co.kr 입력시간 : 2007-01-09 17: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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