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품었던 열정과 성취가 추억으로 남는다면 여한이 없겠다.”
22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대우 창업 40년 기념식’에서 김우중 전 회장의 격려사가 낭독되자 100여명의 전현직 대우맨들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 고개를 떨구었다.
이날 행사는 8년 전 해체된 대우그룹의 모태인 대우실업 설립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옛 대우가족들이 애써 마련한 자리였다.
장병주 전 ㈜대우 사장이 대신 읽은 격려사에서 김 전 회장은“이런 허망한 결말을 생각하지 못하고 조금만 더 참고 희생하자고 당부만 했을 뿐 충분한 급여와 보상을 드리지 못했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또“비록 대우그룹은 해체됐지만 우리가 몸 담았던 회사들이 지금도 좋은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며 많은 위안을 얻고 있다”고 소회를 털어놓았다.
대우인회 회장인 정주호 전 대우자동차 사장은“김우중 회장의 공로가 80이라면 과오가 20인 분인데 창업 40주년 행사에도 함께하시지 못해 아쉽다”며 씁쓸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대우가 선견지명을 갖고 진출했던 러시아ㆍ인도ㆍ중앙아시아ㆍ동유럽 등에서 최근 우리 기업들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데 기업가 정신이 쇠퇴한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정 전 사장은 “최근에 김 전 회장을 뵈었는데 건강이 좋지 않아 고생을 많이 하고 계시다”고 근황을 전했다. 김태구 전 대우차 회장은“1주일 전에 김 전 회장을 만났는데 사면을 기대하지 않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경훈 전 대우그룹 부회장, 김용원 전 대우전자 사장, 윤원석 전 대우중공업 사장, 장영수 전 ㈜대우 건설부문 회장, 홍성부 전 대우건설 회장, 홍인기 전 대우조선 사장, 추호석 파라다이스 사장(전 대우중공업사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