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실태조사…근로자 43% "휴가 사용 못해" 전체 휴일사용은 9.8일 늘고… 주당 근로시간 1.6시간 줄어
입력 2008.05.11 21:06:24수정
2008.05.11 21:06:24
“주40시간 근무제가 실시되면서 휴일 및 휴가가 늘어났지만 수입을 고려하면 모두 쉬기가 아깝지요.” (중소기업 직장인 A씨)
지난 2004년 7월부터 주40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근로자들의 휴일 및 휴가가 4년 전보다 20일가량 늘어났지만 이 휴일ㆍ휴가 중 절반은 실제로 사용하지 않거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40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지난해 주당 총 실근로시간이 4년 전보다 1.61시간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시간당 임금은 4.1%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4년 7월 1,000명 이상 대기업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된 주40시간 근무제는 현재 50인 이상 사업장에 확대 적용됐으며 오는 2011년까지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11일 노동부의 용역을 받아 최근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이 작성한 ‘실근로시간 단축 저해요인 분석 및 향후 개선과제 마련을 위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2007년 실태조사에서 주당 총 근로시간은 47.93시간으로 2003년(49.54시간)보다 1.61시간 줄어들었다. 조사 기업 중 59.7%도 주40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실근로시간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또 토요휴일이 늘어나면서 연간 휴일 및 휴가 사용일수는 2007년 92.07일로 2003년(82.23일)보다 9.84일 증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휴일ㆍ휴가 사용일수 증가분은 휴일ㆍ휴가 부여일수 증가분(19.86일)의 절반에 불과하다. 특히 43.5%의 근로자들은 늘어난 휴일ㆍ휴가를 모두 쓰지 않거나 못하고 있다고 답했는데 그 이유는 ‘추가적인 수입’이 51.5%로 가장 많았고 ‘일이 너무 많아서(21.0%)’ ‘관행상 휴가를 쓰지 않아서(16.2%)’ 등의 순이었다.
근로시간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시간당 임금은 상승했다. 2007년 기준으로 시간당 임금은 근로시간이 1시간 단축될 때 2.6% 증가해 주당 근로시간이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되면 시간당 임금은 10.4% 오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40시간 근무제 도입 기업 중 50.5%도 시간당 임금이 늘어났다고 답했다.
반면 주40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근로자의 생산성 변화와 관련, 기업의 78.7%는 ‘변화 없음’, 14.2%는 ‘증가’, 7.1%는 ‘감소’했다고 답했다. 즉 기업들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생산성이 약간 증가했지만 노동비용은 그보다 훨씬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근로시간 1시간 단축에 따른 산업재해 감소율은 0.025%포인트에 그쳐 산업재해 감소효과도 제한적이었다.
연구책임자인 어수봉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아직 주40시간 근무제가 충분히 확산되지 않았지만 근로시간 단축효과는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임금과 생산성에 미친 영향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주40시간제 정착을 위해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산과 근로시간저축제 도입 등을 검토하고 남는 시간을 근로자 교육훈련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