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가 주가하락 방지와 경영권 안정을 위해 자기회사 주식을 매입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14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가 사상 최저치로 주저 앉은 지난 2월 이후 한달 반 동안 20곳이 넘는 기업의 최대주주가 회사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동스틸 최대주주는 3번, 대흥멀티통신 최대주주는 2번에 걸쳐 주식매수 신고를 했다. 플래닛82ㆍ고려제약ㆍ엔빅스ㆍ무림제지ㆍ한송하이테크ㆍ정원앤시스템ㆍ엔바이오텍 등의 최대주주도 주식을 매수했다. 대주주들이 소액투자자들을 위한 주가부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레전자의 정문식 대표는 여섯 차례에 걸쳐 17만주를 매수하면서 주가상승을 주도했다. 영진닷컴은 14일 이문칠 회장이 오는 17일부터 10만주 가량을 장내 매수한다고 발표, 주가가 장중 한 때 가격 제한폭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동국산업도 최대주주가 경영권 안정을 위해 주당 3,300원에서 3,900원에 10만주 가량을 매수, 이후 주가가 4,40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일부 최대주주는 생색내기용이나 주가급락을 이용해 재테크에 나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동국산업의 경우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60%에 육박하는 상태에서 경영권 안정을 이유로 자기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락하는 주가를 이용해 지분율을 높이려는 최대주주도 있다”며 “회사사정을 제일 잘 아는 특수관계인이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호재지만 생생내기용 매수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