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5K 공대지미사일 운용 차질 우려

군·민간 주파수 중복으로 확보 실패

군이 올 연말부터 실전배치되는 차세대 전투기F-15K에 장착되는 공대지 미사일의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해 미사일 운용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21일 공군 관계자에 따르면 공군은 지난 2월말 합동참모본부를 통해 정보통신부에 F-15K와 장착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SLAM-ER'을 연결하는 데이트링크용 주파수 허용을 요청했다. 그러나 정보통신부는 공군이 요청한 주파수 대역은 이동통신 PCS와 IMT2000이이미 점유하고 있어 혼선 가능성을 들어 이를 거부했다. 공군이 SLAM-ER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필요한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미사일활용도가 높은 F-15K의 전투능력이 제한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투기가 목표물을 설정하고 조준, 발사하는 정보는 모두 전파를 타고 이동하게돼있어 전파가 없으면 전투기에서 발사한 미사일을 통제할 수 없는 것은 물론, 표적에 관한 정보 파악도 곤란해진다. 군은 F-15K 제작사인 미 보잉 측에 주파수 대역 관련 소프트웨어 교체를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보잉측이 수백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공군은 주파수를 이용한 유도탄 데이터링크 시스템을 포기하고 대신컴퓨터를 활용한 모의훈련장비(CATM)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 관계자들은 주파수 미확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주파수 확보 없이도 모의훈련은 가능하다"며 "전시에는 주파수를 `한미 주파수 관리위원회'에서 통제를 하기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5조4천억원 가량의 어마어마한 예산이 투입되는 최첨단 전투기 사업을시행하면서 주파수를 미리 확보하지 못한데 따른 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F-15K는 최근 초도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올해 말부터 2008년까지 총 40대가 도입된다. 또 현재 공군이 운용하고 있는 KF-16 전투기에 탑재된 데이터링크(IDM) 장비의성능도 개선되지 않아 한미연합작전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DM은 공중조기경보기로 포착한 적기 및 아군기 상황 등 전황정보를 아군기 사이에 실시간으로 송.수신할 수 있는 장비다. 그러나 군 당국은 2000년 한반도에 일시 배치됐던 미 공군 지상관제기 및 전략정찰기 RC-135와 KF-16의 연합훈련 과정에서 전황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는 사실을처음 발견했다. 이에 따라 공군은 해외 업체의 지원을 받아 지난 해초부터 KF-16에 장착된 IDM장비의 성능을 개량 중이지만 그동안의 지상시험에서 모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육군 전술통신체계망인 `SPIDER'를 구성하는 통신장비간에도 주파수중복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린우리당 김명자의원은 국감자료에서 `SPIDER' 체계 중 GRC-512(전술무선다중전송장비)와 RLI 장비간에 주파수가 중복되는 것은 물론, PCS와도 주파수 중복 문제가 발생해 장비의 실전 운용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측에 따르면 SPIDER 장비는 개발단계부터 필수요건인 주파수 확보를 검토하지 못한 채 실전배치됐으며 문제해결을 위해 RLI 신형장비를 다시 개발하는데 4천500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향후 도입될 예정인 차세대 무기인 SAM-X(차기유도무기)와 EX(공중조기경보기), KDX-III(이지스함), UAV(무인정찰기) 등에 대한 철저한 주파수 확보계획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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