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누스티 골프링크스 "여자선수들엔 친절해"

남자대회 때보다 거리 짧고 러프 얕게 세팅
‘대회 54홀 최소타’ 마손, 청야니와 최종일 맞대결

남자 선수를 상대로 무수한 참사를 연출했던 커누스티 골프링크스. 처음으로 문호를 개방한 여자 선수에게는 몰라보게 친절한 모습이다. 7차례 남자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을 개최한 스코틀랜드 앵거스의 커누스티는 1999년 대회 때는 무려 6오버파의 우승 스코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는 달랐다. 31일(한국시간) 밤 최종 라운드가 시작된 이번 대회에서 커누스티는 악명과 달리 3라운드까지 후한 스코어를 선사했다. 독일의 무명 카롤리네 마손(22)에게는 브리티시여자오픈 54홀 최소타 기록(15언더파 201타)을 허용했다. 커누스티가 온순해진 것은 코스 세팅과 날씨가 가장 큰 이유다. 2007년 브리티시오픈이 열렸을 때 코스 전장은 같은 파72에 7,421야드였다. 이번에는 6,490야드로 900야드 넘게 차이가 난다. 러프는 그리 깊지 않아 남자 대회 때만큼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링크스의 이빨’이라 할 수 있는 바닷바람이 강하게 불지 않았고 약간 내린 비는 그린을 부드럽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17번홀(파5)은 셋째 날 평균 4.33타가 기록됐을 정도로 ‘버디 홀’이나 다름 없었다. 한편 마손은 2타 차 2위(13언더파)에 오른 청야니(대만)와 함께 4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2라운드부터 단독 선두를 꿰찬 마손은 지난해 12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퀄리파잉(Q)스쿨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신인이다. 올해 초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던 마르틴 카이머(독일)의 코치인 군터 케슬러의 지도를 받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100승 달성 도전에 나선 한국 군단 가운데는 박인비(23)가 3라운드까지 공동 3위(9언더파)로 가장 높은 순위를 마크했다. 최나연(24ㆍSK텔레콤)이 5위(8언더파), 박세리(34)가 공동 6위(7언더파)에 자리했다. /박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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